도복을 입은 단원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지는 태권도장. 조금 모습이 다른 이들이 도장 한쪽에서 겨루기와 품새, 아래막기, 돌려차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정구현(44) 두미르태권도장 관장.
이들에게 자세와 동작에 대한 설명과 시범을 보이는 정 관장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정 관장이 자세를 잡아주고 동작을 따라 연습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장애인 태권도 선수들이다.
이곳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홍순철(지체), 엄재철(지체) 두 명의 장애인 선수가 전국대회를 제패했다. 지난 7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제1회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장배 시·도 대항 전국태권도대회 지체장애 겨루기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공인 7단의 정 관장은 태권도를 가르치면서도 장애인 태권도를 몰랐다고 한다. 2008년부터 지인의 소개로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명진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하며 장애인 태권도를 알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선수들을 가르쳐 2018년에는 6명의 명진학교 시각장애인 선수가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장애인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동작 설명을 몇 번이고 반복할 때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의지와 태권도를 통하여 재활의지를 다지는 장애인을 볼 때면 책임감과 함께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정 관장은 자신의 재능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또한 태권도로 장애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봉사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유형에 따른 지도를 위해 국가공인 장애인체육지도사(태권도)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태 권도 전담지도자로 도내 지역 장애인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전파하고 있다.
정 관장의 장애인 태권도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 7월 태권도의 종주 도시를 선언하고 폐막된 춘천코리아 오픈 국제태권도대회처럼 장애인 태권도 역시 춘천에서 국제대회가 치러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2020도쿄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춘천의 장애인선수가 국위를 선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신체적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태권도로 희망을 전하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있는 정 관장의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
장애인태권도 문의 정구현 ☎010-8901-4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