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도착했을 때, 엄마가 말했어요.
갖고 싶은 것 한 가지씩 골라 보렴
어린이TV 프로그램 중에 ‘OO라이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의 선풍적인 인기 덕에 방송에 나오는 각종 소도구(변신휴대폰, 광선검, 광선총 등)들이 전국 마트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 아이가 있는 집이면 아이들이 검이든 총이든 변신휴대폰 이든 하나 정도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집집마다 장난감 덕에 골치 안 아픈 부모가 없을 것이다.
많은 일 중에 기억나는 일이 하나 있는데 작은 아이의 생일선 물을 사러 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아이에게 생일선물은 딱 하나만 고를 수 있다 말했고 그때 아이가 고른 장난감은 OO라이더 가방이었다. 가방은 공공칠 가방처럼 각진 네모 형태였는데 겉면에는 가방의 내부 사진과 그 안에 각종 도구들이 채워져 있었고 그 밑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본 상품은 가방이고 이미지 안에 들어있는 총과 벨트 휴대폰은 별도 판매합니다’ 나는 아이에게 그 사실을 최대한 설명하고 아이에게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여러 번 확인한 후 그럼에도 가방을 사겠다고 하는 아이에게 가방을 사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방을 확인한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가방에 아무것도 없다는 말만 계속했다. 딱 하나만 고른다….
분명 여름 티셔츠 하나만 사러 갔는데 반바지도 원피스도 모자도 신발도 사고 싶은 나. 새로 산 티셔츠에는 이 반바지를 입으면 이쁠 것 같고 모자는 여름이니까 해를 가려야 하니 필요하고 물놀이 갈 때 신을 신도 필요하다는 각종 이유를 붙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어른인 나도 이런데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로렌 차일드의 <딱 하나 고를게>는 이런 아이들의 감성을 작가만의 톡톡 튀는 감 성으로 숫자와 함께 풀어낸 이야기이다. 숫자와 아이들의 감성이 아주 잘 어우러져 읽는 내내 즐겁고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은 이야기이지만 표현의 재미가 더 해져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누군가 도서관이든 서점에 있는 여러 권의 책 중 “재미있는 책 한권 추천해주세요” 라고 할 때 이 책을 선택한다면 후회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