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논과 밭, 과수원이었던 곳에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기술만 있으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건축현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건축현장에서 기술을 배워 독립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많은 시간을 요구해 성공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건축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뭉쳤다. 내가 가진 기술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들의 경력을 모두 합치면 100년이 넘는다.
건물의 외관과 틀을 만드는 외부 건축부터 내부 인테리어, 전기, 목공, 가구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전문교육을 통해 기술자를 배출해 건축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강원드림건축·기술교육 협동조합(대표 윤건웅)이 그 주인공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도움 주고파
지금 강원드림건축·기술교육협동조합(이하 강원드림)을 이끌고 있는 5명의 이사진은 건축현장에서 자주 만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하나로 묶고 협동조합까지 이르게 한 것은 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창업아카데미’ 과정이었다. 지역에 보탬이 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찾은 답이 바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축현장의 경험과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자는 것이었다.
2014년부터 2년간 머리를 맞대고 2016년 강원드림을 만들었다. 먼저 좋은 교육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건축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실습 위주의 교육공간을 만들었다. 뜻을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투자한 출자금이 도움이 되었다.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자격증시험장 허가를 받아 춘천에서 교육을 받고 자격증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강원드림에서 방수기능사과정을 수강한 김현동(51) 씨는 “20년 넘게 건축 일을 해 오고 있다. 춘천에서 자격증시험을 보는 곳이 없어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에서 시험을 응시했었다. 이번에 방수기능사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춘천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며 “홍보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김 씨는 “수업을 받은 장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필요인력 해결을 위해 노력
현장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강사진을 통해 배출된 훈련생들은 건축현장에 바로 투입된다. 단순히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연계로 지역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건축현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윤기웅 강원드림 대표는 “일용직으로 일하는 분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역 노동자를 위한 인력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건축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인력을 적재적소에 보내기 위해서다. 인력풀이 완성되면 안정적인 일자리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축현장에 나가 보면 기술자들 대부분이 5~60대다. 협동조합은 젊은 기술자들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까워 젊은 사람들이 기술을 배웠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지역 실업계 고등학생 중 건축기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현장교육과 창업컨설팅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드림에서는 건축 관련 종사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방수기능사, 건축도장기능사, 도배기능사 등의 국가공인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은 10월 23일부터 11월 23일까지다. 윤 대표는 “조합원들이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으니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오시라.”고 했다.
INTERVIEW
기술 배우면 언젠가는 써요
건축기술을 통해 지역사회에 보탬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2018년에 강원드림건축·기술교육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했어요. 조합원으로 가입하며 건축기술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장기능사 과정을 배우고 8월에 응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은 조합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관리를 하고 있어요. 예전에 취미로 배웠는데 이렇게 유용하게 써먹네요. 새롭게 배운 건축기술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