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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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5

2021.6
#봄내를 품다
이병한의 생명살림도시 춘천⑥
강원FC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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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영표와 손흥민

4월 20일, 송암스포츠타운을 찾았다.

강원FC의 춘천 홈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올해 두 번째 관람이다.

지난 3월 6일 강릉에서 열린 홈 개막전도 직접 찾아가 보았다. 강원FC의 남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하겠다.

다른 구단들처럼 울산이나 수원 등 하나의 도시에 묶여 있지 않다.

춘천, 강릉과 원주까지 강원도 전체를 두루 아우르며 경기를 가진다.

그러함에도 역시 으뜸은 춘천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이재수 춘천시장이 모두 친히 모습을 드러내 아낌없는 웅원과 성원을 보냈기 때문이다.

강원FC에 부쩍 관심이 기운 것은 명명백백 이영표 효과다. 올해부터 강원FC의 구단주로 취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유럽의 빅 리그를 두루 경험하고 돌아온 스타가 축구 경영의 최일선에 선 것이다.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그간의 글로벌한 경험이 어떻게 강원FC의 미래에 접목이 될지 기대가 크다.

마침 때도 공교롭다. 2021년은 뭐니 뭐니 해도 포스트 코로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주목할 만한 라이프스타일 실험의 장소이기도 하다.

시간과 공간에 인간이 합해지면 역사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하필이면 2021년에 홍천 출신 이영표가 강원FC의 리더가 된 것이다.



EPL 친환경지수 1 위는 손홍민 소속 토트넘

이영표 대표와 강원도 춘천 출신 손흥민을 잇는 구단이 토트넘 홋스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상징하는 최고의 에이스가 되었고,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최초의 한국 선수가 바로 이영표다.

토트넘의 현재 EPL 성적은 7위이다. 그런데 영국의 EPL에는 또 다른 순위가 있다.

20개 구단의 친환경 경영 이행실태를 평가하여 순위(EPL Sustainability Table)를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SPS(Sports Positive Summit)라는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2020년부터 토트넘 홋스퍼가 EPL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친환경지수 등 비경기력 요소는 앞으로 스포츠 구단을 평가하는 데 갈수록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강원FC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도 긴히 참조해 봄직하다. 강원도 특색에 걸맞은 미래형 명문 구단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2. 미래형 명문구단

녹색 스포츠 연합(Green Sports Alliance)이 출범한 것은 2013년이다.

스포츠산업의 이해관계자들(팀, 리그, 경기장, 기업 파트너, 선수, 팬등)이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변화를 함께 이끌어내기 위해 만든 글로벌 조직이다.

에너지, 음식, 교통, 폐기물 등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스포츠산업 내 환경 이니셔티브를 주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구단이 미국 풋볼 리그의 필라델피아 이글스이다. 홈구장인 링컨 파이낸셜 필드를 저탄소 구장으로 설계했다.

구장 전체에 1만 1,000개의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고 14개의 풍력 발전 터빈도 갖추었다.

구장이 사용하는 전력을 자체 소화할 뿐만이 아니라 남는 전기는 지역 팬들의 가정에도 포인트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의 열기만 뿜어내는 것이 아니라 전기도 생산하는 발전소 구장인 것이다.

구단 시설 점검 및 관리를 통해 물 사용은 20% 이상 절감하고, 종이도 재활용함으로써 약 6,000그루의 나무를 대체한 효과를 달성했다.

선수들의 유니폼 역시 화학제품이 덜 포함된 재활용 의류를 사용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하여 구장을 오고 갈 때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공유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 역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다차원의 지속 가능한 구단 실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음도 미덕이다.

누구나 웹과 앱을 통하여 구단의 환경적 영향과 관리 정보, 참여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FC, 탄소중립구장 고려해 볼 만

강원FC가 추진하는 가장 큰 사업 중의 하나도 새로운 전용구장 만들기라고 한다.

이영표 대표는 일주일 중 축구 경기가 열리는 하루 이틀만 북적이는 곳이 아니라

대형마트, 레스토랑, 컨벤션 센터, 예식장, 기타 체육시설, 공유 오피스 등이 있어

1년 365일 사람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조금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 사람이 북적거려도 환경에 이로운 미래형 구장을 만들어보면 더더욱 좋겠다.

마침 한국 프로축구 연맹 또한 올해 K-리그의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의 탄소중립리그 비전을 선포했던 바이다.

강원FC야말로 선도적으로 탄소중립구단을 표방하고, 탄소중립구장을 건설해 봄직하다.

구장 그 자체가 21세기형 명문 구단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다.



탄소중립전용구장 개막전이 열린다면…

국내 구단 중 가장 먼저 ‘스포츠의 기후행동 체제’(Sports for Climate Action Framwork)에도 가입한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이미 IOC와 FIFA, NBA 등 세계적인 스포츠 조직과 유벤투스, 아스널, 토트넘, 리버풀 등 세계적인 구단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 구단 가운데 ‘최초’의 명예를 강원FC가 가져온다면 두고두고 활용할 소지가 많을 것이다.

탄소중립 전용구장의 개막전으로 EPL의 친환경지수 1위 구단인 토트넘과 K리그의 친환경지수 1위 구단인 강원FC의 경기가 열린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주목을 끌 수도 있을 것이다.

춘천에서 나고 자라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손흥민이 마지막 선수 생활을 강원FC에서 활약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은퇴 이후의 미래에 대한 비전도 만들어질 것이다.

강원FC를 축으로 삼아 춘천시와 강원도를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메카로 만들어 가는 셀럽, 비저너리(Visionary)가 되는 것이다.

곧 EPL 리그가 마감되면 손흥민도 귀국하여 고향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다.

때를 맞춤하여 강원도청과 춘천시, 강원FC와 춘천시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가면 좋겠다.


이영표 강원FC 대표와 춘천 출신 손흥민을 잇는 구단이 토트넘 홋스퍼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최고 에이스가 됐고,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최초의 한국 선수가 바로 이영표다.

사진은 2011년 1월 10일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카타르 도하 알갈리파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 전술 훈련에서 이영표와 손흥민이 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