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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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61

2021.2
#봄내를 품다
허준구의 춘천 100경 ②
봄의 도시 춘천, 소양강에 그 어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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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1교 부근 소양강 뗏목(1940)


 강은 인류에게 있어서 어떠한 대상이었던가? 강은 인류에게 무한한 생명력과 문화예술 감성을 불어넣어 문명을 잉태케 하였다.

모든 문명의 발상지가 강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강은 인류에게 생명력의 근원인 어머니 같은 존재이고 어머니의 품 안처럼 따사롭다.
 춘천은 둥그렇게 둘러친 산들 사이로 두 줄기의 강물이 도시를 관통하고 한 줄기로 합해져 서쪽으로 흘러간다.

두 강줄기가 모이는 곳에는 흙이 쌓여 삼각주를 이루고 이곳을 중심으로 기원전부터 사람이 살며 춘천지역 문명을 일궈 왔다.
 춘천 분지를 가로지르는 두 줄기의 강이 소양강과 자양강이다. 자양강은 그 이름마저 생소할 정도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 멀어진 반면, 소양강은 여전히 춘천인에게 강의 생명력을 지니며 춘천의 상징으로서 건재하다.



소양은 아침노을이라는 뜻


 2018년 춘천시가 통합도시브랜드를 제정하면서 로고 색상을 팬톤(PANTONE) 299C로 정하여 

천 고유의 청정한 하늘과 푸르른 강물을 상징하는 전통 색에 현대 색상을 접목하여 춘천시만의 이미지 색을 창출하였다.

로고에 푸르른 강물은 소양강으로 대표된다고 할 수 있다.
 소양강의 소양을 한자로 표기하면 ‘昭陽소양’이 된다. ‘昭陽소양’은 아침노을이란 뜻으로 방위로는 동쪽이고,

자양강의 ‘자양紫陽’은 저녁노을이란 뜻으로 방위로는 서쪽이다.

이를 더 확대하여 풀어보면 소양강은 동강東江이 되고 자양강은 서강西江이 되어서 동쪽을 뜻하는 소양은

계절로는 봄에 해당하고 서쪽을 뜻하는 자양은 가을에 해당한다.
춘천은 고려 시대에 와서 춘주春州로 불리게 되었고, 춘천春川으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다.

춘천春川을 우리말로 ‘봄내’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춘천春川에서 ‘川천’ 자는 ‘냇물’ 또는 ‘내’란 뜻으로 붙여진 것이 아니고

‘고을’이란 뜻으로 붙여진 행정 단위명칭이다.

‘춘천春川’이란 지명에서 천川 자는 고을이란 의미요소로 쓰인 것이지 냇물이나 내의 뜻으로 쓰인 것은 아니다.

실제 춘천이란 지명에서 실제 의미요소는 춘春 자 한 글자에만 들어 있다.

춘천이란 지명에서 ‘춘春’ 자는 소양강의 ‘소양昭陽’과 동일한 뜻이고 소양昭陽에서 춘春 자를 추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소양昭陽’이 ‘춘春’이고 ‘춘春’이 ‘소양昭陽’인 셈이다. 소양강은 봄강이고 춘천은 봄고을로 의미를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



(좌)일제강점기 소양강(연제철 제공), (우)봉의산에서 바라본 우두벌과 소양강(1919·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춘천사람의 시름을 달래주던 강


 소양강에는 춘천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춘천을 기반으로 고대에 형성되었던 맥국의 흥망성쇠를 동강東江으로서 지켜보았고,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영서 제일 누정인 소양정(삼국시대에는 이요루二樂樓라 불렸음)에서 있었던 선비의 풍류를 함께 즐겼고,

인제와 양구로부터 가져온 뗏목의 행렬을 서울 마포나루까지 실어다 주었다.
 일제강점기 강남과 강북을 이어주던 소양1교, 화천댐 건설을 위해 세워진 경춘선 춘천역과 삭도 교각

 한국전쟁 당시 물자 수송을 위해 세워졌던 포니교, 1966년 소양2교 등이 건설되어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전쟁의 참혹함 등을 강물에 흘려보내며 춘천사람의 시름을 달래주었다.

1950~1960년대 소양1교 주변에서 동계체전이 매년 열려 겨울왕국으로서의 춘천 위상을 드높였고

1973년 준공된 소양강댐은 관광 춘천으로의 도약을 일궈냈으며 소양강의 이별과 기다림의 정서를 담

 ‘소양강처녀’ 노래가 전국을 강타하여 소양강과 춘천이 전국에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문화도시 지정 쾌거, 그 영감의 원천 소양강


 소양강처녀상과 삭도 교각에 얹은 은빛 쏘가리상, 하늘길이라 불리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도 연속해 세워져

소양강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며 세목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소양3교 · 5교 · 6교 · 7교가 강에 놓이며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고 세월교가 만들어지며 낭만까지 더해주고 있다.

신북면 샘밭과 동면 지내리를 사람이 거주하면서부터 이어주던 워나리 나루터와

서면 금산리와 신매리 · 중도를 연결하던 소양로 서면 나루터, 중도나루터가 있었다.

우리 고장 최고의 전통시장인 샘밭장이 천년 세월을 이어오며 서민의 삶을 대변하면서 소양강변에서 열리고 있다.
 소양강은 춘천이란 지명을 선사했으며 춘천시민의 옥토에 마르지 않는 샘물인 동시에 춘천의 역사를 품고서

서민의 삶과 아픔을 보듬고 함께 노래하며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21 문화도시로 지정됨에 있어 그 영감의 원천이 소양강에 있지 않았을까!

나아가 문화도시로 지정받음은 춘천시민에게 열린 문화축복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