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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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1

2018.8
#봄내를 꿈꾸다
자랑하고 싶어요 20
동춘천초등학교 텃밭 가꾸기 동아리 '흙사랑'
땀 흘리며 알게 된 농부의 마음
여름 한낮, 동춘천초등학교(교장 김진수)엔 꿀맛 같은 점심시간의 여유를 누리는 초록빛 조잘거림으로 충만했다.

식사를 후딱 끝내고 학교 텃밭에 모인 아이들. 탐스러운 채소 따는 재미에 푹 빠 진 이들은 텃밭가꾸기 동아리 ‘흙사랑’ 회원들이다.




동춘천초등학교 ‘흙사랑’ 학생들이 학교 작은 텃밭에서 정성껏 가꾼 채소를 수확했다.


학생들은 수확을 마친 채소들로 맛있게 먹는 포즈를 취해본다.



작은 텃밭엔 10여 가지 채소가 주렁주렁 상추, 쑥갓, 케일, 실파…


싱싱한 자태를 뽐내는 쌈 채소 옆으로 토마토, 가지, 오 이, 호박, 고추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조심스럽게 따서 바구니에 담는 아이들의 얼굴은 탱글탱글 방울토마토 같다.

때깔 좋은 가지를 손에 든 김경섭(5학년)군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이다.


“두 달 전쯤 모종을 심은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열매가 달렸네요. 원래 가지를 싫어하는데 내가 직접 심은 거니까 엄마한테 요리해 달래서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왠지 맛있을 것 같아요.”

오늘 수확한 채소들이 평상에 펼쳐지고 각자 먹고 싶은 것들을 담은 비닐봉지가 두둑해지자 김덕수 담당교사의 손길도 바빠졌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맛있게 요리해 먹어라.”

일일이 봉지를 묶어주며 건네는 말 한마디에 애정이 묻어난다.



싱싱한 자태를 뽐내는 채소에 아이들이 정성이 담겨 있다.

학생들이 텃밭에서 채소를 따고 있다.     



배신하지 않고 탐스럽게 달려준 열매, 고마워요


학교 뒤편 자투리땅에 소박한 농장을 만들고 ‘흙사랑’이라는 텃밭가꾸기 동아리 활동을 이어온 게 6여 년째. 아이들은 야리야리한 손으로 땅을 파 모종을 심고 가꾸면서 농부의 땀방울을 생각하게 됐고 수확의 기쁨도 맛보았다. 무엇보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게 큰 공부다. 현재 흙사랑 회원들은 총 20명. 이들은 정해진 활동시간(목요일 1시)뿐만 아니라 수시로 와서 풀을 뽑아주고 물도 주면서 애정을 쏟는다.


동아리장을 맡고 있는 전세빈(6년) 양은 “자꾸만 와서 보게 돼요. 처음 모종을 심었을 땐 이게 열매를 맺을까 믿어지지 않았는데 탐스럽게 열리니 너무 신기했어요. 모르는 것은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아기 돌보듯 정성껏 관심을 가졌더니 배신하지 않고 수확물을 안겨줘서 고마워요.”라며 즐거워했다.



채소를 따는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무공해로 키워 마음 놓고 따 먹죠


‘흙사랑’이 키워낸 채소들은 무공해를 자랑한다. 농약 대신 먹다 남은 우유를 뿌려 진딧물을 없애는 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길렀기 때문에 아이들은 오며 가며 마음 놓고 열매를 따 먹곤 한다.


유치원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했다는 이예은(6년) 양은 “항상 먹을거리를 조심해야 하는데 무공해인걸 아니까 걱정 없이 먹어요. 얼마 전엔 상추랑 오이, 고추를 따다가 집에서 삼겹살 파티를 했어요. 식구들이 ‘시장에서 사온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싱싱하고 맛있다’고 해서 제 어깨가 으쓱해졌지요.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셀 수 없이 손이 가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걸 알고 나니까 작은 채소 잎 하나라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연신 수확물을 어루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