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동 미소지움 아파트 105동 앞 골목길을 걷다보면 ‘중정다례교육원’이란 색다른 간판이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곳은 김미숙(58)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김 씨가 춘천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2010년이다.
“군인인 남편을 따라 철원에 살며 도교육청에서 중학교 상담 봉사자로서 활동을 하고 있던 때였지요. 세미나를 참석하기 위해 춘천에 왔는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이곳에서 차 문화의 꽃을 피워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전라남도 장흥이 고향인 김 씨에게 차茶는 일상이었다. “제 고향인 전라도에서는 차가 참 익숙해요. 저희 집 뒤에는 대나무와 차나무가 함께 자랐어요. 대나무와 함께 자란 찻잎을 따서 만든 차를 ‘죽로차’라고 해요. 늘 차와 함께였어요. 몸이 아프면 아버지께서 늘 차를 우려주셨어요. 대학시절 광주 무등산 증심사 춘설헌에서 차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며 차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지요.”
차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문화학과 예다禮茶학을 전공하고 문학박 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에 한국 차문화협회 사범으로 추천되었고 2004년에는 전문사범으로 영역을 넓히며 규방다례 전수자로 14년간 활동하다 2018년에 이수자 시험에 합격해 문화재청에 등록되었다.
“차를 마시면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지고 잠을 쫓아준다고 해서 스님들은 늘 차와 함께했지요.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강의를 하며 차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예를 갖추는 모습들, 변해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도 느끼고 뿌듯합니다.”
“차를 마시고 명상을 하며 사람들이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2006년부터 ‘중정다례교육원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면서 전통차 문화 사업을 배양하고 있는 김 씨는 현재 춘천 지역은 물론 서울대학교와 서울 한국고전문화원, 한국차문화협회 전국 28개 지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