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춘천시정부가 출범했다.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를 시정 구호로 내세운 이재수 춘천시장은 7월 1일 오전 10시 시 재난상황실에서 ‘태풍 제7호 쁘라삐룬 북상에 따른 상황 판단 회의’ 주재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시정 구상과 연일 계속되는 면담 사이에 겨우 잡은 일정. 시청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 는 옛 강원도지사 관사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침 눈에 들어온 넥타이에 새겨진 시구. 윤동주의 서시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취임식을 간략하게 치렀습니다
유쾌한 변화의 시대를 열자는 뜻에서, 당초에는 퇴근 후 가족, 친구, 직장 동료끼리 음식을 나누며 공연을 즐기는 소풍 형식으로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많은 비와 태풍 북상으로 문화소풍은 취소하고 대신 시민 여섯 분을 모시고 취임선서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음식을 직접 준비해 나누는 걸 하자고 했던 이유는… 저는 음식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봐요. 음식을 이웃과 서로 나누면서 공동체를 회복하고 음식을 통해 식재료의 원천인 농업을 생각하고…. 시민이 모인 광장에서 우리 고장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나눈다는 것은 시민 모두가 동등한 주인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봐요.
민선 7기는 ‘춘천, 시민이 주인입니다!’를 시정 구호로 시민정부, 숙의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등을 대표적으로 내세웠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고 봐요. 청와대에 있을 때 옆에서 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어떻게 담지?’ ‘어떻게 표현하지?’ 를 늘 고민하셨어요.
관행대로라면 취임 초기에 정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4년간 무엇을 할 것이다’라고 하겠지만 저는 그보다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와 ‘시민의 의견을 모으고, 시민이 행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 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몇몇의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사람의 아이디어와 의견, 토론, 이해, 합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시민이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거죠. 이러한 변화는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려면 시민이 기획하되 꼼꼼히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고 그래서 ‘행복한시민정부준비위원회’를 마련했습니다. 민선 7기 시민정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이고 두 달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준비 과정에 따라 조금 더 길어질 수도 있어요.
시민의 의견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의논하면 답이 나온다”는 말을 믿어요. 한번 논의하고 끝날 게 아니라 여러 입장을 두루두루 들어가며 가장 좋은 방안을 찾아가는 거죠.
간혹 ‘안될 텐데’ 라며 의심하는 분들도 있어요. ‘시민에게 맡기면 불안하다. 산으로 갈 거다’ 그래도 저는 ‘한 번 맡겨 봅시다’라는 생각이에요.
맑은물과 흙탕물이 모여 흐르다 보면 처음에 잠시 혼탁하다가도 나중에는 깨끗해지고, 독초가 나는 곳에 해 독초가 함께 나듯이 함께 어우러져 가다 보면 우리에게는 자정능력이 있어 반드시 해결책이 생긴다고 믿어요.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경험 속에서 체득한, 대단히 유용한 지혜가 있거든요. 그것들이 우리에게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나뉘어 있는 지혜를 모으고 있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지난한 과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답답할 수 있어요. 저도 처음부터 익숙하게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 길로 가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시에는 시민이 주인 노릇 제대로 할 만한 기회나 자리가 없었어요. 결정과 집행을 시가 모두 다 해 왔으니까. 물론 시장이 결정해야 할 몫도 분명히 있지만 시민 여러분이 해주셔야 할 역할도 큽니다.
시민은 어떻게 합니까?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제안하는 것이지요. 불평불만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춘천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이에요. ‘행복한시민정부 준비위원회’가 그러한 제안을 담아낼 수 있는 틀거리를 만들고 있는데 그 안에서 정말 많은 토론과 논의가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행복한 시민정부 준비위원회’는 민선 7기 시민정부의 핵심 시정기조인 직접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민의청(가칭) 운영 틀과 전략, 시민주도시스템을 제시할 한시적 조직이다. 현재 직접 민주주의위원회, 북방경제위원회, 문화특별시위원회, 먹거리 위원회, 착한도시위원회 등의 5개 위원회와 착한도시위원회 안의 대학도시, 지속가능, 산림산업, 마을만들기, 복지보육, 경제일자리 등의 6개 분과로 구성되었으며 총괄 준비위원장으로 한재천 전 춘천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이 선임됐다.
한재천 위원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개발에 쏠렸던 시정살림을 복지나 문화, 생태, 순환경제 등 사회적 삶 가치들이 제대로 반영된 시정 틀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 과정에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고 제도적 장치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현재 우리 시의 주요 현안을 무엇으로 보십니까
사실 현안이라는 것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는데, 저는 우리 시민들의 경제적 불안감이 가장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상경기가 충분하지 않다, 경제적인 활력이 너무 없다, 그래서 불안감이 있다. 일자리와 일감이 없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는 걸 우리 시의 현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시에는 토마토 농가가 많은데, 최근 서울의 한 공판장에 보낸 5kg짜리 방울토마토 한 박스가 2,000원에 팔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인터뷰는 7월 10일에 진행됐다) 따고 있는 토마토가 봄에 심어 이제 마지막으로 따는 때일 겁니다. 본격적인 여름이어서 수박에 밀리는 때이기도 하죠.
제가 청와대 농어촌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할 때 가장 우선시한 정책이 농산물 제값받기 프로젝트였어요. 농민들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아 인정을 받으면 했죠.
춘천은 농업과 산림을 빼고 말할 수는 없는 도십니다. 이걸 확장시켜 <로컬푸드 플랜>을 짜고 있는데 우리 지역 농산물에는 뭐가 있는지, 어떻게 소비되는지,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새로운 판로는 어떻게 개척해야할 지, 2차 3차 4차로 이어지는 가공, 유통, 소비, 정보통신 기술 접목 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식량 전반의 안전성을 살피는 등 우리 지역 먹거리 종합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요. ‘먹거리가 행복한 도시’를 위해 이러한 기반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아홉 가지 정책비전 중 앞선 세 가지 정책 중의 하나가 방금 말씀하신 먹거리가 행복한 도시였습니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 문화특별시, 세 번째는 북방경제 거점도시인데 각각 의미를 설명하자면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는 춘천 앞에 붙는 ‘문화예술의 도시’를 다시 가져오자는 거예요. 그게 구호로만 그치는 게 아닌 부끄럽지 않은 진짜 문화예술의 도시를 만들자는 거지요. 그 바탕으로 올해 처음 시작하는 문화관광체육부의 1기 문화도시 지정 사업에 도전합니다. 국비 100억원의 규모예요.
7월 9일 한림대 최영재 교수를 집행위원장으로 하는 문화도시 추진단이 출범했고 이 안에서 장기적인 문화특별시 마스터플랜과 실행계획을 만들 예정이에요. 북방경제 거점도시는 남북교류시대, 평화시대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았기에 가능한 부분이에요. 러시아, 중국과 동북아 평화를 구축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봐요. 춘천이 강원도의 ‘수도’이기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행복, 행복이요. 문화예술과 평화, 그리고 먹거리를 행복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그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시장께 춘천은 어떠한 곳입니까
춘천은 저에게 몸이에요. 그리고 마음. 모든 것이지요. 춘천의 바람을 느꼈고 춘천의 냄새를 맡으며 컸어요. 이곳을 떠나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춘천이 저를 키웠죠. 도시가 변해 움직이면 저도 그랬어요. 리듬이 같다고 해야 할까. 산이 아프면 저도, 도시가 우울하면 저도. 그래서 저는 도시가 행복하기를 원해요. 발랄하기를 원해요.
춘천 안에 많은 보물이 있어요. 시민 여러분이 함께 찾아 나섰으면 좋겠어요. 우리 안의 보물을 보석이 되게 하자! 이걸 함께했으면 해요.
옛 강원도지사 관사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던 중 그는 갑자기 시청 앞 분수대 광장에서 매일 많은 사람의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얘기인즉 시민의 목소리가 광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현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 고라’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아고라는 민회나 재판, 상업, 사교 등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을 말하는데 오늘날에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간이 마련되면 시민이 언제 든 그곳을 찾길 바라는 눈치였다.
민선 7기 정책비전
1. 시민이 주인인 도시
2. 문화예술로 수천만을 불러들이는 문화특별시
3. 동북아시대 북방경제를 주도하는 거점도시
4. 먹거리가 행복한 도시
5. 우리 안의 자원으로 행복을 만드는 도시
- 우리에게는 산이 있습니다
- 우리에게는 강이 있습니다
6.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
7. 자영업과 상공인과 함께하는 자립경제 도시
8. 가장 살 만한 도시, 가장 배려 깊은 도시
- 대중교통 천국도시
- 보행도시, 자전거도시
- 여성친화도시
- 지속 가능한 환경도시
- 보육이 즐거운 도시
-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를 예우하는 도시
- 어르신의 지혜를 동력화하는 행복도시
- 장애인이 살 만한 도시
- 청년의 삶과 가치가 공유되는 도시
9.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도시
출처 입력
시민 공감 테이블에 참여해주세요
춘천의 직접민주주의를 위한 ‘행복한시민정부준비위원회’에서 ‘시민공감 테이블’을 엽니다.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민이 행복한 춘천을 만들기 위해 정책 제안하고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시민이 주인인 춘천, 함께 만들어주세요.
일시 2018년 8월 4일(토) 14:00
장소 춘천시정부 지하1층 민방위교육장
주최 행복한시민정부준비위원회
대상 춘천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
문의 및 사전신청 준비위원회 이동근 ☎010-4299-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