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요양, 주거 서비스 등 통합…초고령화 사회 돌봄 모델 선도
이웃·마을이 주도하는 춘천형 어르신 돌봄 서비스로 행복한 노년
도시락 배달 왕진, 외출 동행 도우미, 퇴원환자 건강관리 등 호평
# 1. 다리가 불편한 이 모 어르신(남, 76). 부축해 줄 가족이 없어 아파도 동네 병원도 가지를 못했다.
얼마 전부터는 왕진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 2. 혼자 사는 김 모 어르신(여, 84). 요양보호사가 방문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루에 한 번 도움을 받았는데, 요즘은 오전, 오후 원하는 시간에 말벗, 식사, 빨래 서비스를 받고 있다.
# 3. 최 모 어르신(여, OO). 홀로 지내신다. 지병으로 식사 한 끼 챙겨 먹는 것도 힘에 부친다.
요즘은 돌봄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신청, 처음으로 남이 해준 든든한 한 끼 밥상을 받는 호사를 누리고 있단다.
# 4. 오래된 주택에 사는 박 모 어르신 부부.
구석구석이 낡아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돈이 없어서 수리에 엄두를 못 냈다.
고령자 주택 개조 지원 뉴스를 보고 신청키로 했다.
돌봄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동해 어르신께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공동체 봉양으로 어르신 누구나 행복한 노년 누린다’
이재수 춘천 시장은 마을을 찾을 때마다 ‘이젠 함께 돌봄’을 말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춘천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의 어르신 돌봄 사업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4월 말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는 18%(5만 1,230명). 내년에 어르신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31년에는 28%, 2036년에는 3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75세 고령층, 홀몸 어르신이 빠르게 늘고 있다.
춘천시정부는 이전부터 개인, 가족에 의존하던 장애인, 어르신 돌봄을 마을, 지역사회 돌봄으로 전환하는 춘천형 돌봄 체계를 구축해 왔다.
시정부는 어르신 인구 증가로 돌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따라 노인돌봄 전달체계 개편을 준비하고 있었다.
핵심은 정부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으로 나뉘어 있는 서비스를 통합,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
서비스가 따로 제공되고 돌봄체계가 허술하다 보니 요양 시설 의존이 높아지고 있는 것.
어르신들도 가족에게 짐이 될까 싫어도 요양 시설을 택하고 있다.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7.6%는 '큰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라고 나왔다.
정부의 개편 방향은 건강, 요양, 생활, 주거복지 서비스를 통합,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도 집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춘천시의 ‘우리 마을 119' 등 마을 자치형 이웃 돌봄 시스템을 눈여겨보던 정부는
시정부의 시도가 노인돌봄 전딜체계 개편 방향과 맞다고 보고 지난해 7월, 노인돌봄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도시로 선정했다.
시정부는 공무원 교육, 협력 기관 숙의를 거쳐 관련 부서, 지원 조직을 개편했다.
복지정책과에 지역복지팀을 두고 25개 읍 · 면 · 동을 2개 권역으로 나눠 남부, 북부통합 돌봄 본부를 구성했다.
권역별 통합 돌봄 본부에서는 복지, 간호 공무원과 건강관리보험공단,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협업을 통해 요청받는 서비스를 수시 제공하고 있다.
한현주 복지국장은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년을 위해 외롭고 몸이 아픈 어르신에 대해서는 마을 돌봄,
생계가 어려운 어르신에 대해서는 노인일자리사업, 전문지식과 경험을 살려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싶은 어르신에 대해서는 시정부 출연기관인 '지혜의 숲'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