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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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9

2018.6
#봄내를 즐기다
동화 함께 읽어요
지헤로운 멧되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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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집이 없어져도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힘들면 쉬어갈 것 

먹을 수 있을 때 충분히 먹어둘 것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 

수상한 녀석들이 나타나면 일단 피할 것 

느낌이 왔다면 머뭇거리지 말 것 


꽃피는 봄이 왔지만 봄을 만끽하기에는 팍팍한 공기로 창문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했습니다. 살기 힘든 건 인간만은 아닌 듯합니다. 겨울 동안 먹을 것이 없어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와 농작물을 다 먹어치우거나, 때로는 사람을 다치게도 한다는 멧돼지 소식을 종 종 듣곤 했습니다.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쓴 권정민 작가 또한 이런 뉴스 속의 멧돼지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친 후 멧돼지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책을 넘기면 한 문장씩의 지침과 함께 지침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문장은 마치 간결한 설명서 같지만 멧돼지의 시선에 초점을 둔 그림 속에는 유머와 신선한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새로운 터전을 찾다)힘이 들면 쉬어갈 것’을 설명하는 그림에는 엄마 멧돼지가 트럭에 매달려 가고 있고요, 음식물쓰레기통을 파헤쳐가며 충분히 배를 채운 멧돼지 가족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뷔페식당 안쪽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서 있기만 합니다. 왜냐면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수상한 녀석인 인간들을 만나면 도심을 가로지르며 피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우리에게 멧돼지가 그렇듯 멧돼지에게도 인간의 모습은 낯설고 무서운 존재이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림 속 멧돼지의 시선이 흥미롭고, 또 공감이 갑니다. 도심의 모습을 그림 속에 제대로 담아낸 것도 손꼽히는 장점이니, 이 책을 보시게 된다면 그림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숨 쉴 공기도 벌써 침해했듯 인간도 곧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멧돼지처럼 집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요즘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지침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상포인트

주인공

환경, 개발, 동물

멧돼지


글 그림

권정민

적정연령

4세~7세

출판사

보림

출간연도

2016년

가격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