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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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2

2019.7
#봄내를 꿈꾸다
봄내골 장수가게 5
경안청과 since 1953
‘최고의 과일이 아니면 팔지 마라’ 아버지의 가르침



전쟁의 흔적이 채 가시기 전인 1953년 춘천 공설시장에서 한 청년이 과일과 야채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제일시장과 중앙시장이 분리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공설시장이라고 불렸어요. 경상북도 안동에서 춘천으로 온 아버지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시작하신 일이 바로 야채장사였어요. 그렇게 제일시장 경안청과가 시작됐어요.”


지금은 고인이 된 창업주 김청 씨를 대신해 아들 김윤성(50) 대표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어릴 적 내 놀이터는 이곳 약사리 고개였어요. 가게가 이 자리를 지킨 것이 60년이 넘네요. 매일 새벽이면 물건을 떼어 오셔서 하루 종일 배달을 다니시는 아버지를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한 것이 대학을 갓 졸업한 1995년이었어요. 매일 새벽 물건을 떼어 와 하루 종일 배달하시는 아버지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어요.”


“오후 10시가 되면 춘천에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으로 출발해요. 가다가 가평쯤에서 밥을 먹고 새벽 2시에 시작하는 경매에 참가해요. 춘천에 도착해 거래처마다 배달을 하고 나면 점심시간을 넘기기 일쑤였지요. 오가는 차안에서 아버지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버지는 차안에서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최고의 물건이 아니면 사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먹어서 맛이 없는 과일은 손님에게 절대 팔지 말고 늘 정직하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경안청과의 불문율로 지켜지고 있다. 잠깐 욕심을 부리면 가게가 망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아버지에게 경매하는 법을 배우고 거래처를 익히면서 장사노하우를 하나하나 몸에 익혔다. 김 대표는 몇 해 전 시 장 상인대표로 부모님의 인생이 녹아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에 앞장섰다.


“2000년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이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대형 유통업체와 대항하기 위해 전통시장만의 강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김 대표의 말이다.


“과일은 신선도가 생명이에요. 늘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물건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손님들과 신뢰를 쌓다보니 제 말을 믿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큰 힘이 되죠.”

김 대표는 과일을 사오면서 입버릇처럼 말한단다. “우리 경안이야. 자존심이 있지.” 그 말에서 자신이 파는 과일에 대한 자부심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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