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생가가 있는 신동면 증리 실레 마을에는 작지만 알찬 초등학교가 있다. 금병초등학교(교장 김인숙)이다. 이 학교는 한때 아이들이 매년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까지 처했었지만 꾸준하고 적극적인 노력으로 남다른 특색을 만들어 갔다.
지금은 학부모, 주민들과도 소통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도심지까지 등·하교 셔틀버스가 오갈 정도로 인기학교가 되었다.
남다른 특색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은 지난 4월 열린 ‘한복 입기’주간이다. 10여 년 전 ‘한복 입기 한번 해볼까요?’하며 일회성 이벤트로 시작한 게 지금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선생님과 교직원 모두 가 함께하는 연례행사가 되어 금병초교만의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4월과 10월 각각 2주씩 한복 입기 주간을 운영하는데 때로는 학부모들도 동참한다.
2학년, 6학년에 재학 중인 남매의 학부모인 변연화(44) 씨는 “1학년 때부터 입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이 한복 입기를 자연스러워한다”며 “점점 더 한복에 깃든 우리의 얼과 정서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복 입기 주간 1~2주 전부터 한복 나눔을 통해 소외되는 아이 없이 모두가 한복을 입을 수 있게 진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눔문화가 아이들에게 스며들고 있다”고 했다.
금병초교 박종현 교감은 “한복은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고유의 옷으로 이 한복을 입고 생활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인성교육, 더불어 인권교육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복 입기 주간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한복입기 주간에는 체육활동도 색다르다. 평소의 축구나 피구 같은 현대 체육종목이 아닌 굴렁쇠 굴리기, 활쏘기 등 전통놀이로 아이들에게는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6학년에 재학 중인 서희지 양은 “1, 2학년 때는 특별한 옷을 입는 것 같아 좋았지만 고학년이 되면서 여학생들은 종종 불편함도 생기더라고요. 그럴 때 학교에서는 괜찮다며 편하게 입도록 배려하고 입고 싶지 않을 때는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어요”라며 “학교가 아니면 한복 입을 기회가 흔치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5학년에 재학 중인 고현민 군은 “매년 꽃이 피는 봄과 알록달록 단풍 드는 가을에 한복을 입는데 자연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선생님들과 함께 입어서 더 좋아요. 학교를 졸업해도 한복은 계속 입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한복 입기는 수고로움을 넘어 금병초교만의 자부심과 문화로 이어져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에게까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