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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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2

2019.7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전통주 직접 빚어 먹는 최경자 씨
"춘천에 어울리는 술을 만들고 싶어요"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춘천역 앞 일원에서 펼쳐진 춘천 막국수닭갈비축제장 한편에서 전통주와 전통음식 준비로 바쁜 최경자(51) 씨를 만났다.


“우리 전통주는 ‘부어라, 마셔라’ 하는 음주문화가 없었어요. 향도 맡고, 색도 보고, 재료에서 풍겨 오는 감칠맛도 음미하면서 술을 마셨죠. 절기에 따라 그때그때 산이나 들에서 나는 재료를 넣어 만들었죠. 재료에 따라 맛이나 향, 색깔도 달라요.


저는 우리의 전통술과 함께 이런 훌륭한 음주 문화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춘천의 가양주를 만드는 게 저의 가장 큰 바람이죠. 이번에 전시된 전통주는 절기주 7가지와 그에 맞춰 안주로 먹을 수 있는 전통음식 10가지예요.”


전통음식은 크기나 색깔을 일정하게 맞춰야 하기 때 문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 달걀흰자를 입혀 구운 두부 양쪽으로 가운데 얇은 고기편을 넣었는데 흡사 작은 햄버거 같다. 이것을 다시 미나리 줄기로 싸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두부전골을 위한 것이란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같이 음식공부를 하던 동기들 둘이 서울에서 내려와 최 씨를 돕고 있었다.





“제가 예전에는 다도를 배웠어요. 꽃차나 다식 같은 것들이요. 전통주 장사를 하면서 음식공부를 하는 건 당연한 예의 같았죠. 사찰음식을 코스별로 먼저 배우고 전통음식부터 전통주까지 5년 정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그녀는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다니며 배우고 익힌 솜씨로 전시회를 열어 전통음식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 막국수닭갈비축제장 전시는 춘천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한다.


“전통주는 쌀, 누룩, 물로만 만들죠. 거기에 절기별로 나오는 재료를 추가하는 게 전부예요. 요즘 같은 단오절에는 창포주를 만들어 마셨죠. 이번 전시된 전통주는 1월1일 세주부터 머슴주, 두견주, 청명주, 신도주, 국화주 등 여러 가지입니다.”


“작년 9월에 전통주 만드는 동우회를 모집했어요. 수불(술의 옛말)모꼬지(동아리)라고…. 현재 열네 분 정도 활동하고 있는데 너무 즐거워들 하세요. 매일 술을 빚어서 밴드에 올려 자랑하시고. 술 동우회라고 해서 술을 잘 먹거나 하는 분들이 아니에요. 정성스럽게 빚어서 행사나 모임의 선물로 쓰거나 가까운 분들과 나누려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함께 술을 빚으며 저마다의 다른 솜씨로 빚어내는 술맛은 어떨까 궁금하다. 춘천에 닭갈비 냄새 이외에 달큰한 술향기 퍼질 날이 곧 올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