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체조, 요가, 라인댄스, 상담심리지도사, 노인건강지도사, 웃음지도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여 요양원, 경로당, 복지관 어르신들과 함께하느라 매일이 바쁜 김순녀(45) 씨.
“직업을 정말 잘 선택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하는데 저는 일을 하며 스트레스가 풀리는 걸 느껴요. 어르신들을 만나고 오면 무겁던 마음이 다 풀립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러 가는 게 설렌다는 김순녀 씨는 어떤 인연으로 실버 전문 강사가 되었을까? 또 10년이 넘게 전업주부로만 지내다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기분은 어떨까?
“전업주부로 지내며 육아와 가사만 하던 어느 날 우울증이 왔어요. 병원을 다니던 중 가까운 지인이 방송댄스를 같이 하자고 이끌어 주었어요. 7년쯤 되었을 때 주위에서 자격증을 따보면 어떻겠냐며 권하더라구요. 처음엔 내가 무슨, 하다가 한두 번 권유를 받고 1년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고를 당해 팔이 조금 불편해져 전처럼 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마침 그때 시니어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요양원에서 첫 수업을 하게 되었어요. 결혼 후 경력단절녀가 되었는데 다시 일을 하러 갈 때의 기쁜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이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동안은 수업을 다녀와서 내내 울 정도로 힘들고 서러운 적도 많았다.
“아, 저는 살다 살다 그렇게 심한 욕은 처음 들어보았어요. 내가 이런 욕을 들으려고 일을 하나 싶어 절망감도 컸습니다. 요양원은 특성상 치매 어르신들이 함께 계십니다. 그분들이 집에 가고 싶은데 제가 오니 화가 나시는 겁니다.”
김순녀 씨는 앞으로 실버강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누군가 저와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적극 도와주고 싶어요. 이 일은 경쟁하기보다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작할 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던 어르신이 마칠 때면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순녀 씨. 이렇게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일주일 중 하루만큼은 꼭 요양원에서 무료 봉사를 한다고 한다.
“그냥 좋아서요. 와 줘서 고맙다는 어르신들의 한마디가 저에게는 감동입니다.” 그 이유가 더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