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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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2

2019.7
#봄내를 만나다
춘천은 지금
춘천시 환경공원을 찾아가다
춘천시 환경공원 매립장·소각장 빨간불


신동면 혈동리에 있는 춘천시 환경공원. 날이 갈수록 쌓이는 쓰레기로 환경공원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춘천 전역에서 들어오는 쓰레기들이 거대한 콘크리트 하치장에 쌓여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분명 소각용 쓰레기를 모으는 곳인데 폐지, 페트병, 폐비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왜 못하는 것일까.




단독주택, 원룸, 대학가 등에서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꺼번에 모아서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춘천시정부 쓰레기 문제 사활 걸었다

쓰레기 배출량 2024년까지 50% 감축 목표


춘천시는 생활쓰레기의 감량과 위생적 처리를 위해 2011년부터 춘천시 환경공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신동면 혈동리에 있는 춘천시 환경공원은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시설, 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어 춘천시 쓰레기의 현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2040년까지 사용할 계획이었던 쓰레기 매립장 사용연한이 2028년으로 단축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소각장 상태도 심각하다. 소각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1일 최대 용량이 170톤인데 현재 처리되는 용량은 165톤. 거의 포화상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배출될 경우 소각도 못 하고 바로 매립되는 또 다른 위기 상황이 예상된다.


춘천시정부는 현재 쓰레기 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6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2030년까지 쓰레기 배출량을 50% 줄인다는 당초의 목표를 2024년까지로 당긴다는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7월부터 춘천시청 청사를 일회용품 근절 시범 건물로 정하고 실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위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쓰레기 정책도 대대적으로 바꾼다. 매립된 쓰레기도 다시 파서 태운 후 재만 묻는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다. 또 일회용품 사용 제로화 운동을 벌이고 종량제 봉투 가격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쓰레기 대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쓰레기를 쓰레기가 아닌 재활용 자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춘천시 환경공원은 시민들이 배출한 재활용품을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공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춘천폐기물운영사업소 유진현 과장은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는 분리배출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단독주택이나 원룸, 대학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들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제발 쓰레기는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버려주세요. 반대로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은 종량제봉투에 넣지 말아주세요. 아주 기초적인 분리배출만 실천해주셔도 큰 도움이 됩니다.”



쓰레기 배출량 2024년까지 50% 감축 목표


춘천시정부는 동네마다 재활용 분리배출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분리배출 쉽게 수거 시스템 개선한다

단독주택, 대학가 협조 절실 분리배출만 잘 해도 확 줄인다


믿기 어렵겠지만 환경공원으로 들어오는 재활용품은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분류가 된다. ‘나 하나쯤이야’ 하고 대충 버린 재활용품들이 결국은 더 지저분한 상태로 누군가의 손을 거치게 되는 것.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이곳에 들어온 재활용품 중 실제 재활용이 된 것은 약 40%, 나머지 60%는 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이 되었다.


그렇다고 춘천시 전역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의 60%가 소각된다는 뜻은 아니다.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양질의 재활용품들은 대부분 이곳으로 들어오지 않고 사설업체로 팔려 나간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재활용품은 분류가 어려운 재활용품들이 대부분이라 이런 통계가 나온다. 재활용품들이 도착하자마자 재질에 관계없이 한곳에 쏟아지는 이유도 어차피 들어올 때부터 제대로 분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파트가 아닌 주택가에서 내놓는 재활용품들은 종류가 달라도 통합 배출하는 것이 허용되고 있다.


춘천시정부는 시민들이 분리배출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동네마다 재활용 분리배출 시설을 전면적으로 확대 설치하고 재활용품 전용 수거차량도 대폭 도입해 현행 수거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해나가기로 했다.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섞여 있어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선별과정을 거친다.



알루미늄 캔과 철 캔은 분리되어 재활용된다.


4단계 선별 과정 거친다

깨끗하게 내놓으면 자원 대충 내놓으면 쓰레기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제일 먼저 이루어지는 선별절차는 폐지와 쓰레기만 따로 골라내는 일이다. 음식물이 든 페트병이나 유리병, 여러 재질이 섞여 있는 물건들은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로 분류된다. 오염된 폐지도 쓰레기로 분류된다.


다만 한꺼번에 묶여 있는 종이나 박스 등 부피가 크고 상태가 좋은 폐지는 종이류 재활용업체에 판매가 된다. 종이가 낱장으로 흩어져 있으면 재활용이 어려우므로 종이가방에 한꺼번에 모아서 버리고 박스에 붙어 있는 테이프나 택배 스티커는 꼭 분리해서 배출해야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2차 선별 과정은 비닐류를 수거하는 과정이다. 폐비닐의 경우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소각처리를 하지만 강원도에서는 춘천이 유일하게 재활용을 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춘천도 소각을 했지만 다행히 수거 업체를 찾아 공업용 기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닐이 너무 더러운 경우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에서 배출을 해야 한다. 물이 묻어 있는 비닐은 괜찮지만 음식물 등 오염 물질이 묻어 있을 경우 씻어서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품 깨끗하게 분리하면 자원 그냥 버리면 쓰레기


박스나 스티로폼에 붙어있는 택배 스티커나 테이프를 제거해야한다.


새로운 일자리 500여 개 창출된다

쓰레기 문제는 우리 도시의 명운이 달린 문제


3차 선별 과정에서는 유리, 철, 알루미늄을 분리한다. 맥주병, 소주병은 물론 박카스 같은 작은 병들도 모두 재활용이 되니 사이즈가 작다고 종량제 봉투에 넣지 말고 꼭 분리배출하도록 하자.


4차 선별 과정에서는 플라스틱류가 자동선별기를 통해 PET, PE, PP로 각기 분류 된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성분이 달라 재활용되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활용품에 대한 인식이 높은 시민들은 페트병 비닐도 제거하고 뚜껑도 분리해서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선별장 작업자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좋으니 제발 이물질을 넣지 말고 깨끗이 헹궈서 배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 재활용이 안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재활용품에까지 피해를 주고 작업장에 악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은 잘게 잘라 녹여서 밀도 있게 굳힌 다음 외부업체로 판매된다. 판매된 스티로품은 액자틀이나 경량 콘크리트로 재탄생된다. 스티로폼 상자도 종이 박스와 마찬가지로 스티커나 테이프 등 이물질을 제거해서 내놓아야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환경공원 작업자들이 일일이 떼야 하는 수고가 따르며 이마저 어려울 경우 수거업체에서 수거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스티로폼은 잘게 잘라 녹여서 굳힌 다음 액자틀 등으로 재활용된다.


소형폐가전제품은 환경공단에서 무료로 수거하기 때문에 플라스틱류와 함께 배출하거나 종량제 봉투에 버리지 말고 별도로 배출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소형가전이 플라스틱과 다른 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조립을 해체해야 재활용이 되는데 해체가 번거로운 경우 소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춘천시 환경공원을 다녀와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가 배출하는 재활용품들이 생각보다 많이 외부업체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판로가 있다는 것은 곧 재활용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자원이 순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배출 규칙을 지키지 않아 멀쩡한 자원이 쓰레기 소각장으로 가는 현실은 안타까웠다.


춘천시정부는 앞으로 자원순환교육, 컨설팅, 업사이클센터, 재활용유통, 처리, 가공산업, 폐기물 처리시설 등에서 50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호에서는 쓰레기 특집 그 세 번째 이야기로 일회용품 줄이기 및 춘천시정부의 쓰레기 문제 대책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오늘 줄이지 않으면 내일은 쓰레기 도시가 된다. 후손들에게 쓰레기 도시를 물려줄 순 없지 않은가.




(위) 박카스처럼 아주 작은 병도 재활용이 되니 버리지 않도록 한다.

(아래) 이물질 없이 깨끗이만 배출하면 환경파괴의 주범인 페트병과 폐비닐도 재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