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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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8

2018.5
#봄내를 꿈꾸다
자랑하고 싶어요 17
소양고등학교 전기자동차동아리 '영혼의 잡(JOB)소리'
전기자동차, 꿈을 싣고 달려요!

봄빛 담은 소양고등학교(교장 김종현) 교정은 푸르름으로 팽창했다. 390여 명의 청소년이 각자의 꿈을 향해 열정을 쏟는 곳. 전기자동차동아리 ‘영혼의 잡(JOB)소리’ 회원들도 한 뼘 한 뼘 희망을 키워 가는 중이다.




전기자동차동아리 ‘영혼의 잡(JOB)소리’ 학생들. 앞줄 왼쪽부터 김승현, 이병철, 박성혁, 김재서(이상 3학년)

뒷줄 왼쪽부터 박준혁(3학년), 박영훈(지도교사), 최창용, 임수빈, 하성우, 김누성, 방준원(이상 3학년)



웬만한 문제는 혼자서 척척


자동차부품들이 즐비한 전기자동차엔진실습장에 동아리원들이 모였다. 자동차정비기능장 이상각 교수의 세세한 지도 아래 엔진을 하나하나 조립해 보는 손놀림들이 진지하다. 어려서부터 뭐든 만들고 고치는 걸 좋아했다는 주해찬(3년) 군의 눈도 반짝반짝 빛난다.


“1학년 땐 방황만 하고 모든 게 귀찮게 느껴졌어요. 2학년 되니 ‘이러다 노숙자 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열심히 기계를 만지다 보니 이젠 웬만한 문제는 혼자서도 척척 처리할 수 있게 돼 내가 마치 고수가 된 느낌이에요. 군대에 정비대대가 있다는데 거기 가서 산업기사자격증을 따고 일하면서 야간대학교에 진학해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막힘없이 자신의 미래를 펼쳐놓는 해찬 군의 얼굴이 환하다.




부모님 차 직접 손봐드릴 때 큰 보람


6년 전, 소양고등학교에 강원도 유일하게 전기자동차과가 신설되고 그 분야에서 1인 자가 되고 싶었던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동아리 ‘영혼의 잡(JOB)소리’. 동아리원들은 월, 화, 목요일 수업이 끝나면 오후 4시 30분부터 모여 엔진 분해, 조립, 바퀴탈부착 등을 직접 해보고 복잡한 전기회로를 익힌다.


선배들이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만든 자동차는 훌륭한 선생님이다. 요모조모 세세히 들여다보고, 뜯어 보고 다시 조립하기를 반복하면서 한 걸음씩 자동차 박사가 되어간다. 이렇게 배운 기술로 선생님과 부모님 차를 손봐 드릴 땐 뿌듯함이 가슴에 차오른다.


3년째 이들을 맡아 이끌어온 박영훈(48) 지도교사는 단지 기술만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조언자요, 인생 선배다. 틈만 나면 자신이 겪어온 삶을 들려주며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을 교육시킨다. 실전에선 호되고 빡세게, 때론 맛있는 것도 사주며 응원해주는 선생님의 진심에 제자들은 게을러지려는 자신을 채찍질한다.


박 교사는 “기계를 다루다 보니 잘못하면 사고가 나기 쉬워요. 그래서 실습 전 정신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죠.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해요. 자기 진로에 대해 혼돈의 시간이 줄어들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참 좋습니다.”고 했다.



자동차엔진실습실에서 학생들이 엔진을 분해, 조립하고 전기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서 인정받고 싶어요


작년 2월에 실시한 자동차정비기능사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3학년 박성혁, 이병철, 김 재서 학생은 취업 걱정이 줄어 기분이 좋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생전 처음 보는 단어에 눈앞이 캄캄해져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자동차정비기능사자격증을 손에 쥐고 너무 행복했어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자동차 회사에 입사하는 게 꿈이에요. 거기서 최고라는 소리 들어야죠.”


이병철 군이 당차게 말하자 옆에 있던 성혁 군이 맞장구를 친다.

“맞아요. 꼼꼼하게 배워서 최고의 실력자가 될 거예요. 정비를 잘못하면 소중한 목숨을 잃을 수 있잖아요. 이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죠.”


동아리장인 김재서 학생도 “몰랐던 걸 하나씩 알아갈 때의 기분은 정말 최고입니다. 좋은 기술 열심히 익혀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