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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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1

2019.6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춘천 예술인의 사랑방 ‘평창이모’
25년간 요선시장 지킨 유영희 씨



요선시장(要仙市場)을 걷다보면 1960~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풍경 속에 발걸음을 붙잡는 ‘평창이모’집. 서너 평 남짓한 공간에 탁자 두 개와 의자 몇 개만 놓여 있다. 시장을 찾는 어르신들은 시원한 막걸리와 모듬전을 먹으며 이곳에서 세월을 풀어 놓는다.


언제부턴가 춘천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평창 이모’집은 어엿한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시인과 화가, 음악가, 극단의 배우들이 수시로 찾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이 이곳 단골로 출판기념회와 개인전 뒤풀이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유영희(68) 씨는 자신의 고향 지명을 붙인 이곳 ‘평창 이모’집을 25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녹두와 돼지고기를 갈아 넣은 빈대떡과 평창 특유의 사투리를 쓰는 유 씨의 넉넉한 인심에 가난하고 허전한 예술가들이 피로를 잊는다.


단골들은 자연스레 유 씨를 평창이모라 부른다. 사람들이 모이면 이곳은 소통과 공감의 장으로, 때로는 격론의 장으로 그 모습이 변한다. 영업시간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끝날 때까지다. 문이 닫혀 있어도 전화 한 통이면 언제든 달려오는 유 씨.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해도 ‘평창이모’를 부르면 척척 안주를 내어 놓는다.


유 씨는 이곳을 찾는 예술가들을 거의 다 알아본다. 자주 오던 손님이 뜸하면 그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지금은 다른 지역 예술가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춘천의 예술가를 만나러 올 때면 저절로 발길이 닿는 곳이다. 예술인들에게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소소한 일상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쉼터가 필요하다. 문화도시 ‘춘천’을 표방하지만 정작 예술가를 위한 공간은 부족해 보인다.

‘평창이모’집처럼 지역의 예술가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문화사랑방’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라본다.


평창이모 요선동 8-52(서부대성로44번길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