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개학 후 처음으로 맞는 첫 번째 수요일 아침. 늘 그랬듯이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엄마 아빠 목소리가 먼저 들려오는 교실이다. 후평초등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 아침 활동시간을 이용하여 전교생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책도깨비> 학부모 동아리(회장 공윤하)가 벌써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2011년 9월, 9명의 엄마들이 모여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작은 모임. 현재는 22명의 엄마 아빠가 아이들 교실을 직접 찾아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 아이가 졸업한 지 3년 넘은 엄마도 책을 읽어주러 학교를 찾는다. 읽은 책으로 어린이날과 학예회에 연극 공연도 올린다.
현재 <책도깨비> 회원 중에는 딱 1명의 청일점이 있다. 3학년 아들을 둔 김삼기(42) 아빠. 그를 따라 1학년 교실을 함께 가보았다. 오늘 책 읽어주는 아빠가 고른 책은 『아빠의 발 위에서』.
“작년에는 학년이 높아서 역사 이야기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었어요. 오늘은 1학년이라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그림책을 듣는 1학년 햇병아리들은 익숙한 듯 아빠 목소리에 금방 귀 기울이며 그림책에 쏙 빠지는 모습이다.
아들 셋을 둔 김삼기 씨는 매일 밤 아이들에게 3~4권의 책을 꼭 읽어준다고 한다. “매일 읽어주었더니 하루라 도 읽어주지 않으면 외려 나쁜 아빠 대우를 받아 꼭 읽어주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학교 운영위원회 활동을 시작했을 때 같은 학부모 어머니 소개로 한 번만 읽어주면 되는 줄 알고 시작한 활동이 매주 아이들을 만나며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막내가 3살이라 아직은 많이 어려 엄마는 함께 할 수 없지만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책도깨비 부부 회원 1호가 되어 아이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앞으로의 바람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