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공해는 별을 점점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한다. 과거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엔 정말 별 보기 좋은 환경이었지만 산업 발전과 도심의 팽창으로 불야성을 이루는 지금은 별 보기가 예전같지 않다. 타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가들 중에는 밤도 밝히면서 별빛도 보호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실천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몽골에서 촬영한 북두칠성_사진 김호섭
별자리에 관한 몇 가지 오해
생일 별자리는 태양이 1년 동안 지나는 길에 각기 약 한 달 동안 지나는 경로에 걸쳐있는 12개의 별자리이다. 이를 황도12궁(黃道12宮)이라고 한다. 기원전부터 전해오고 있으며 지금은 지구의 세차운동(歲差運動 · 지구의 자전축이 약 2만 5,800년에 한 번 회전하는 운동) 때문에 범위의 오차가 좀 있는 편이지만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양, 황소,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천칭, 전갈, 궁수(사수), 염소, 물병, 물고기 등 12자리이다.
생일날엔 생일 별자리가 잘 보일까?
별자리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생일에는 생일 별자리가 잘 보일 것이다’ 라고 많이 생각한다는 점이다. 황도12궁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생일날 생일 별자리는 태양과 겹쳐 오히려 일 년 중 가장 안 보이는 시기이다. 대체로 나의 생일 별자리를 잘 보려면 정반대의 계절에 봐야 한다. 황도상 첫 번째 별자리인 양자리(3월 21일~4월 20일)는 봄철보다도 가을철에 더 잘 보인다.
별자리 이름과 형상이 대체로 비슷하지 않을까?
직접 밤하늘의 별자리 몇 개를 찾아보면 대체로 그렇지 않다. 물론 별자리 이름과 형상이 비슷한 것도 더러 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것이 봄철을 대표하는 별자리 중 하나인 사자자리와 여름철의 백조자리 등이다.
어두운 별자리 망원경으로 보면 더 잘 보일까?
마지막으로 ‘어두운 별자리는 망원경으로 보면 더 잘 보이지 않을까?’이다. 실제 밤하늘을 보면 별자리는 대부분 상당한 면적을 차지한다. 반면에 망원경으로 하늘을 본다는 것은 매우 좁은 영역을 본다는 뜻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별자리의 일부분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망원경에 눈을 대고 별자리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별자리는 거의 없다. 별자리는 맨눈으로 보는 것이 정석이다.
봄철에 만나는 큰곰·사자·처녀·목동자리
4월의 밤에는 큰곰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목동자리로 상징되는 봄철의 별자리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가장 유명한 ‘북두칠성’은 봄, 여름철에 걸쳐 가장 잘 보이는데 국제표준 88개 별자리 목록에는 없다. 북두칠성의 별 일곱 개는 바로 큰곰자리의 엉덩이와 꼬리에 해당하는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큰곰자리의 전체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우리 눈에는 북두칠성만 잘 보인다.
사자자리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그럴싸하게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양과 흡사하다. 앞발 쪽의 레굴루스와 꼬리 쪽의 데네볼라가 비교적 잘 보이는 별이기 때문에 10여개의 별만으로 사자의 형상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자자리
처녀자리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와 딸 페르세포네 그리고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의 사연이 담긴 봄의 계절적 의미를 잘 담고 있는 별자리이다. 그래서 처녀자리를 표현한 그림에는 한 손에 보리이삭을 들고 있다. 처녀자리에는 유명한 1등성인 스피카가 있다.
목동자리의 아크투르스(곰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는 매우 밝은 1등성으로 춘천의 하늘에서 겨울철의 시리우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이다. 아크투르스는 4월 기준으로 밤 8시가 되면 지평선 위로 떠오른다. 밝은 별이므로 동쪽을 바라보면 누구든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크투르스를 찾았으면 조금씩 왼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 넥타이 또는 도깨비방망이의 형상을 완성해보자.
별자리는 보려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아무리 책 속의 별자리를 많이 보고 외워봐야 단순한 지식일 뿐이다. 별자리는 거기에 감성을 얹어서 연령대에 따라 꿈과 추억을 동시에 소환할 수 있어야 묘미가 있다. 필자의 별관측소에 오면 연중무휴로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