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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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0

2019.5
#봄내를 나누다
시민 곁에 한걸음 더 5
춘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함께 걷는 세상, 하나 되는 세계”




2017년 기준 춘천시의 다문화가족은 총 1,087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36개국에 이른다. 어느덧 세계는 하나이며 어울려 함께해야 할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재송)는 이들이 하루빨리 정착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5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춘천시민 모두의 건강한 가정생활을 지원하는 춘천시건강가정지원센터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상담전화 ☎251-8014~5, 통번역서비스 ☎251-8017~8





센터에선 실질적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물론 이런저런 문제로 가족과 갈등이 있거나 긴급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곤욕스러울 땐 통번역사가 즉시 달려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등 다문화가정의 확실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한국어교육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업.


센터 6층 교육실은 한국말을 배우려는 결혼이민자나 중도입국자녀들의 열기로 일 년 내내 뜨겁다. 한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 늘면 혼인귀화 국적취득반이나 한국어 토픽시험 대비반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사정상 센터에 나오기 어려운 사람도 걱정 없다. 친절한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와 한글공부를 시켜주고 자녀의 독서지도나 일기, 숙제까지 세세하게 챙겨 한글이 어려운 엄마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때문. 보다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식요리나 제과제빵 등 전문자격증반도 운영하는데 지난 3월엔 7명의 결혼이민자가 운전면허증을 땄다.


수시로 체험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5월 4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되는 ‘나도 코딩박사’를 시작으로 긍정적인 의사소통과 인성교육을 돕는 ‘버츄 프로젝트’(5.11~6.15), 인기 만점 아빠로 만들어주는 ‘아빠愛 발견’(7.2~30), 2박 3일 간 아빠와 자녀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엄마에겐 휴식을 선물하는 ‘아빠 우리 어디가?’(8.24~26)등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재송 센터장은 “다문화가정을 특별하게 바라보지 말고 일반 시민으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봐 달라”고 했고, 김진홍 가족교육팀장도 “이젠 세상이 달라졌다. 다문화가정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세금 꼬박꼬박 내고 그 자녀들은 군대도 다녀온다. 그저 우리 이웃인 것이다. 모두가 같이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춘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사진 맨 오른쪽이 김지현 씨)



“이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어요”


10년 전, 캄보디아에서 낯선 땅 신북읍으로 시집 왔을 때 김지현(35)씨의 한국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다 음식도 안 맞아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소통이 안 되니까 자꾸 오해가 생겼다. 남편 손에 이끌려 알게 된 춘천시다문화지원센터는 그녀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집에 와서 한글을 가르쳐주셨어요. 하루빨리 배우고 싶어 센터에도 나가고 TV로도 공부했지요. 선생님과 도서관에 나가 큰소리로 동화책도 읽었고요. 그렇게 6개월 정도 하니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어요.”


8개월 무렵, 예맥 야간학교 한글반에 들어갔다. 한국말을 자꾸 해보고 싶어 어르신들에게 일부러 다가가 말을 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세달 쯤 되었을 때 중학교, 9개월 만에 고등학교 과정을 패스했다. 내친김에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해 5급 자격증까지 땄다. 컴퓨터수업, 문화체험 등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빠짐없이 참여했다. 2012년 10월, 센터의 통번역지원사로 당당히 합격한 지현 씨는 지금까지 춘천에 살고 있는 캄보디아 다문화가정 55가구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저녁이나 주말에 전화 올 때도 있는데 그들의 답답한 심정을 아니까 친절하게 해결해줘요.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오해로 싸우는 부부도 많아요. 중간에서 이해시키면 웃으며 돌아갑니다. 그러나 2~3년을 공들인 가정이 이혼했을 땐 너무 마음이 아팠죠.”

지현 씨는 친정 같은 곳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