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340

2019.5
#봄내를 꿈꾸다
너의 청춘을 응원해 5
화랑이가 만난 봄내 청년 ⑤
브런치 레스토랑 매니저 & 셰프, 김형민

“감성을 대접하는 요리사”





“Make it count(순간을 소중히).”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건배 구호다. 내일을 모르고 모레를 알 수 없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독특한 카페와 술집이 많기로 유명한 교동. 그곳에 유난히 새하얀 브런치 레스토랑이 있다. 흰 외벽과 커튼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원목 가구들. 오로지 4개의 테이블과 12개의 자리. 오픈한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로파이 호텔’ 이다. 그곳에서 매니저 겸 셰프를 맡고 있는 김형민(26) 군의 삶도 그렇다. 토목을 전공했지만 어느새 앞치마를 묶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제가 요리를 할 거라곤 생각 못 했죠.” 토목과 졸업 후 모 리조트에서 서버로 일하던 중 인력 부족으로 주방에 들어선 것이 그 시작이었다. 요리에 대한 커다란 포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칼을 빼어 들었다. 이후 경양식 레스토랑, 스테이크 전문점을 거쳐 현 직장까지. 그의 삶엔 언제나 도전이 있었다.


“젊으니까요. 겁먹기보단 기회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도전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했다. 갑작스레 일하게 된 리조트 주방에서는 시스템과 요리의 기초를 배 웠고,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오픈 멤버로서 개업 초기에 해야 할 업무들을 익힐 수 있었다. 주어진 기회들을 잘 살려 차근차근 인생을 쌓아 올렸다. 어쩌면 밑바닥부터 견고히 쌓아 온 ‘기본’이 용기를 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홀로 요리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신선한 재료들을 구매하고, 브레이크 타임을 두어 부지런히 준비한다. 이 조그마한 브런치 레스토랑이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메뉴 때문이다. 쉬는 날이면 전국 각지를 여행 다니며 영감을 얻는다. 그렇기에 트러플 오일, 크림치즈, 블루베리 잼, 굴 소스 등 다양하고 독특한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었다. 실제로 부산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며 신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단순히 요리를 대접하기보단 예술을 하고 싶다는 김형민 군. 그가 꿈꾸는 미래는 생각보다 소박하다. 큰돈을 벌어 거대한 레스토랑을 만들거나 부를 과시하기보단 ‘나’라는 사람이 녹아 있는 공간을 만들고 ‘나’만의 요리를 대접하는 것. 이것이 그의 목표다. 혹시 마지막으로 남기고픈 말이 있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두려움을 잠시 접어두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젊을 땐 잃을 게 없잖아요. 자칫 잘못되면 또 다른 도전을 하면 돼요. 그 마음이 바로 젊음 아닐까요?”



로파이호텔

춘천시 교동 113-182







글 김화랑(봄내 청년기자·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

비뚤어진 반항아를 취재하는 잡지 를 출간하고 대학에 입학했다. ‘뱅뱅클럽’이라는 미디어 프로덕션에서 대표로 지냈다.

여행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오토바이로 14개국을 횡단한 후 또다시 모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