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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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9

2019.4
#봄내를 나누다
시민 곁에 한걸음 더 4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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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버리면 건강한 세상이 옵니다”


정신질환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쯤은 정신질환을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쉽게 드러내 놓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편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으면 조기회복이 가능한 정신질환은 이제 숨겨야 할 병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일 뿐이다.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한혜진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정신질환자를 위험하게 생각하거나 일반인과 다르게 보는 건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여리고 착한 사람이 많거든요”라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담전화 정신건강상담 ☎244-7574, 정신건강위기상담☎1577-0199(24시간)

홈페이지 www.chmhc.org







1998년 7월 문을 연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장 박종익)는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곳이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스트레스, 조울증, 불안 등 간과하기 쉬운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필요시엔 관련 기관에 연계해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나가다 들러서 힘든 마음을 풀어 놓거나 인터넷 홈페이지 비밀상담게시판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연간 상담의뢰도 2,000건이 넘는다. 센터는 이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생애주기별 상황에 따른 맞춤 관리로 힘껏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턴 춘천시자살예방센터도 개소해 자살위기자나 시도자,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꼭 필요한 도움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돋워 주고 있다.


센터에 등록한 사람 중엔 꾸준한 관리와 의지로 질환을 극복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된 사람도 꽤 있다. 정신 장애인 주거시설에 살고 있는 김현준(48)씨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난타, 노래교실, 영화관람 등 재밌는 시간을 회원 친구들과 함께하고 사회기술훈련과 직업재활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했다. 오랫동안 피워 오던 담배도 끊는 등 평범하게 살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찾은 현준 씨는 누전차단기 제조업체의 계약직을 시작으로 도서관 사서도우미, 카페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김건희 상임팀장은 “정신질환은 조기 발견해서 적극 치료하면 만성으로 가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치화되지 않고 상담으로만 드러나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는 게 어려운 점이에요. 재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쉽지만은 않네요. 장기간의 치료라 도중에 의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신화를 만들어 나가는 ‘신화창조’예요”


3월 8일 오후 2시,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2층 공간이 깊은 울림으로 가득 찼다. 정신장애인 음악밴드 ‘신화창조’의 연습 날, 일찌감치 달려온 다섯 명의 멤버들은 각자의 악기에 온 마음을 싣는다. 보컬 황수복(37)씨의 목소리도 점점 애절함이 더해간다.

“정신적으로 힘들 때 밴드에 들어와 좋아하는 노래,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니 성취감도 생기고 너무 감사해요. 무기력한 일상에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동기 부여도 됐고요.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설 땐 너무 떨리지만 노래에 흠뻑 취해 부르다 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게 느껴져요.”


수복 씨의 얼굴이 봄처럼 피어났다.

드럼, 베이스, 기타, 피아노, 보컬로 이뤄진 신화창조는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자조모임으로 만들어졌다. 2007년 창설된 이래 각종 문화축제와 예술제 무대에 서왔고 수시로 관내 사회복지시설, 병원 등을 찾아가 위로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년엔 센터의 20주년 기념행사와 인천중구정신건강센터의 초청공연 무대에서도 그 실력을 뽐내면서 회원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기타를 맡은 박제환(49)회장은 “요즘 강산에의 ‘라구요’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저희들에겐 아주 큰 기쁨입니다. 많이 불러주세요. 멋진 공연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