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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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9

2019.4
#봄내를 품다
오늘이 된 미래 4
드론(Dr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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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아! 컵라면 하나 사 와"





도심 한복판, 거대한 원통 모양의 건물. 수많은 구멍이 뚫려있다. 벌들이 벌집을 드나들 듯 많은 드론이 수시로 드나드는 문이다.

아마존이 지난해 ‘무인 항공기(드론)를 위한 다층 물류센터’라는 이름의 특허를 출원했다. 배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

드론의 원래 낱말 뜻은 ‘수벌의 날갯짓에서 나는 소리.’ 우리말로 하면 ‘윙윙’ 혹은 ‘붕붕’ 정도가 된다. 이제 도심 한가운데 커다란 벌집이 우뚝 선 광경을 보게 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드론이 상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연합뉴스)



작년 8월 8일, 강원도 영월우체국 옥상에서 드론 한 대가 날아올랐다. 좌표를 입력받은 드론은 자율비행으로 봉래산 정상(해발 780m) 별마로 천문대에 5kg의 우편물을 배달했다. 직선거리 2.3Km, 8분 만에 날아갔다. 소요 경비는 배터리 충전비와 유지비 약간. 차로 배달할 경우 9km의 산악도로를 왕복 30분 정도 달려야 한다. 차량 운행에 비하면 공짜에 가깝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2017년 11월에 전남 고흥 섬마을 배달에도 성공, 2022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무거운 가죽가방을 메고 논두렁을 지나던 우체부, 우편 자전거로 시골길을 달리던 모습, 빨간 오토바이로 소식을 전하던 집배원 아저씨들의 수고로움이 이제 드론에 좌표를 입력시키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5년에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에서 450명에게 생강차를 주문받은 후 1시간 내에 드론으로 배송하는 실험을 했다. 아마존은 2016년 12월 영국에서의 배송 테스트에서 주문 후 13분 만에 물품을 인도했다. 2017년 5월, 일본 통신사 KDDI도 식품 배달 실험을 했다. 2㎞, 8분이 걸렸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작년부터 구급약 및 혈액을 수송하고 있다. 우버는 2년 후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 익스프레스’를 상용화한다.


사람이 직접 다가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자연재해로 절박한 상황에 처했거나 조난당한 사람에게 물, 식량, 의약품 등을 보낸다. 서비스로 화장품과 만화책도 보낼 수 있다. 교통 체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경적만 울리는 구급차…. 이 상황에서도 드론이 나선다. 스웨덴에서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에 게 자동심장충격기를 보낸다. 가족은 이를 받아 응급상황을 해결한다. 이 드론은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3초 만에 출동한다.





드론의 쓰임새는 무한대

마을 어귀 미루나무 꼭대기 까치집처럼 동네마다 드론둥지가 있다. 충전하고 있는 드론에게 스마트폰으로 심부름을 시키면 부리나케 약국, 편의점으로 날아간다. 막내의 귀가가 늦어지면 안면인식 드론을 띄워 사태 파악에 나설 수도 있다. 자! 이렇게 우리 곁에 다가온 드론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




드론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드론을 조종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호버링(hovering : 공중정지)하고 있던 드론공이 잽싸게 우측으로 저공비행하여 상대 골대를 향한다. 수비수들이 집중 마크한다. 바닥에 떨어졌던 공이 다시 떠올라 골대를 향해 날아간다. 골키퍼 드론이 온몸(?)으로 막아 낸다.


드론축구(Drone Soccer)는 1mm 강철사가 둘러 싸고 있는 가로 13m, 세로 7m, 높이 4.6m 크기의 경기 장에서 벌어진다. 5명 한 팀이 드론공 5기를 조종한다. 3m 높이에 매달린 지름 80cm의 동그란 골대에 넣으면 득점. 공은 작은 드론을 보호 틀이 감싸고 있는 형태.


2016년 전주시에서 개발, 이듬해 드론축구단을 창단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유소년팀을 포함하여 200여 개 드론축구단이 있다. 영국과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 해외에도 드론축구단이 생겼다. ‘2025 전주 드론축구월드컵 대회’가 열릴 예정.


지난달 말 대구지역 자동차전용도로에 드론이 나타났다. 대구시설공단,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 경찰청의 합동 단속으로 적재 불량 차량 11건, 이륜차 통행금지 위반 5건 적발. 샌프란시스코의 앱토노미(Aptonomy)는 탈옥 방지용 드론을 만들었다.


안면인식 인공지능을 융합한 드론도 만들었다.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미행하며 감시한다. 학교 주변의 방범순찰도 드론의 몫이다.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218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을 때 고성능 PC를 전문가 한 명이 다루었다. 옛날이야기다. 드론을 손으로 조종하는 시대는 끝났다. 구글 지도에 구간, 높이, 시간 등을 입력하면 드론이 알아서 찾아간다. 최신형 드론은 폭우, 안개 등 악천후에 서도 비행이 가능하다.


영화제작, 영상촬영, 항공사진, 통신중계, 농약살포, 구난, 오락, 환경감시, 치안(순찰 및 수색), 국경순찰, 모니터링, 탐사, 소방, 데이터 수집, 비상상황 관리, 교량 점검 … 또 무엇이 있을까?


현생 인류는 모든(?) 기술을 가졌다. 문제는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드론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페인트칠하는 드론도 가능하다. 나는 김진묵악단 공연에 사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 각자의 직업과 드론을 결합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인류에게 공헌한다. 미래 사회는 아이디어 사회다. 청주대는 올해 드론학과를 신설했다.








글 김진묵(본지 편집위원 · 음악평론가) 서울에서 기자생활을 한 후 오랜 세계 여행 끝에 춘천에 정착함.

클래식 재즈 국악 인도음악 등 다양한 방면의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흑인 잔혹사>외 8권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