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원 일기
글 김민호
식물을 곁에 두고 싶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정원을 꾸린다. 아파트 베란다의 토분 몇 개, 옥상에 늘어선 플라스틱 화분들, 집 한편의 작은 텃밭까지. 그 안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흐른다. 『영국 정원 일기』는 낯선 땅에서 정원사로 살아가는 김민호 작가의 열두 달을 담은 에세이다. 영국의 작은 정원에서 위로를 얻은 그는 정원사가 되어 꽃과 나무를 돌보며 계절을 기록해 왔다. 봄의 클레마티스, 여름의 무화과나무, 가을의 시클라멘과 겨울의 장미. 가지를 치고 잡초를 뽑으며 식물이 자랄 자리를 살피고, 고슴도치가 드나들 작은 길도 내어준다. 저자가 직접 그린 정원 도면과 식물 그림도 정겹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쩐지 달큼한 흙내가 나는 것 같다.
출판사 판미동
금액 1만8천원

하늘로 걸어가는 물
글 차창호
춘천에서 오이와 시를 함께 재배하는 농부 시인 차창호의 신작 시집이다. 배추와 꽃다지, 서리태와 고구마처럼 밭에서 마주하는 것들이 그의 시에서는 삶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11월, 가을을 밀다’를 읽으면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가 겹친다. 백석의 시에 찬물에 무와 배추를 씻는 어머니가 있다면, 차창호의 시에는 배춧국과 열무김치, 식은 밤고구마가 놓인 밥상이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배춧국 한 그릇 더 주세요.” 그리움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밥상 위의 음식들이 그 마음을 대신한다. 이호준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품 따뜻한 시인이 부박한 오늘에게 전하는 온기이며 위로”라고 평했다.
출판사 문학세계사
금액 1만2천원

공지를 걷다
글 박미숙
겨울 공지천의 덤불 속에서 만난 작은 굴뚝새. 박미숙 작가는 그 새를 보며 몸집의 크기보다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생명의 태도를 발견한다. 춘천에서 40년째 살아온 저자는 1년 동안 공지천에서 마주한 풍경과 생명들의 이야기를 27편의 글로 엮었다. 학곡천과 신촌천이 만나는 상류에서 약사천을 거쳐 하류까지, 쌍안경과 도감을 들고 물길을 따라가며 새와 풀, 물속 생명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간다. 그 길에서 발견한 것은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니다. 사라진 자갈밭과 모래톱을 돌아보며 하천의 변화와 그곳에 사는 생명들의 앞날도 생각한다. 오랜 시간 공지천과 함께 호흡하며 써 내려간 글에는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담겨 있다.
출판사 달아실
금액 1만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