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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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30

2026-11
#도란도란
시민기자가 취재하는 춘천시민 이야기
개나리 떠난 자리에 ‘모찌’가 피었어요
왈왈투게더 산책 서포터즈, 박장길 씨

왈왈투게더 산책 서포터즈, 박장길 씨 - 개나리 떠난 자리에 ‘모찌’가 피었어요


“유기견을 입양했다는 생각은 안 해요. 그냥 가족이죠.”

박장길(46) 씨 품에 안긴 비숑 ‘모찌’가 꼬리를 쉴 새 없이 흔든다. 지난 8월 생후 2개월에 입양된 모찌는 어느새 온 가족의 하루를 여는 존재가 됐다. 박 씨가 퇴계동에서 운영하는 ‘오늘도 고기국밥 감자탕’은 춘천시 유기견 산책 서포터즈 ‘왈왈투게더’의 입양 1호 기업이다.


개나리랑 닮은 작은 강아지

박 씨 가족에게는 15년을 함께한 반려견 개나리가 있었다. 3년 전 새해 첫날 개나리를 떠나보내며 온 가족이 소리 내어 울었다. 다시 정을 붙이기가 두려웠지만 중학교 3학년인 큰딸은 한번 더 강아지를 키우자고 꾸준히 말했고, 여섯 살 막내도 언니를 따라 졸랐다.


지인의 권유로 서포터즈에 참여한 박 씨는 큰딸과 함께 교육을 받고 춘천시동물보호센터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곳에서 번식농장에서 구조된 네 남매 중 한 마리를 만났다. “아기 때 개나리랑 이미지가 정말 비슷했어요.” 큰딸이 가장 먼저 마음을 빼앗겼고, 그렇게 모찌는 박 씨네 가족이 됐다.


말랐던 모찌가 산책을 재촉하기까지

처음 온 모찌는 몹시 말라 있었다. 사료를 허겁지겁 먹다가 배가 부풀어 병원에 데려간 날도 있었다. 지금은 하루 한 시간은 뛰어야 할 만큼 기운이 넘친다. 반려견 산책은 큰딸이 맡거나, 부부가 퇴근 후 40~50분씩 함께한다. 아침이면 막내딸이 눈을 뜨자마자 모찌부터 찾는다. 입양 후에는 춘천시동물보호센터의 사후관리와 진료비 지원을 받고, 기초 훈련 교육을 통해 모찌와 함께 지내는 법도 익혔다.


“예뻐서만은 안 돼요, 가족 모두와 맞아야죠”

박 씨는 지난 9월 열린 왈왈투게더 페스티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유기견들이 신나게 걷던 모습을 꼽았다. 1㎞를 걸을 때마다 사료 1㎏이 기부되는 산책 퍼레이드였는데, 시민들이 유기견들을 편견 없이 반갑게 맞아준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박 씨는 이날도 큰딸과 나란히 걸었다.



40여 명으로 늘어난 서포터즈가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성견 다섯 마리도 새 가족을 찾았다. 박 씨는 입양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동물보호센터는 마음을 다시 정하도록 일주일의 숙려 기간을 둔다. “잠깐 예쁜 마음만으로는 안 돼요. 가족들과도 맞아야 하니까요.”


15년, 20년 뒤 다시 찾아올 이별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도 모찌에게 바라는 건 하나뿐이다. “안 아프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같이 있는 거요.”


문의 ☎ 250-5090


왈왈투게더 입양 1호견 ‘모찌’와 박상길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