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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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9

2026-10
#도란도란
시민기자가 취재하는 춘천시민 이야기
“좋은 마음은 서서히 번지죠”
반찬 나눔과 기부 등을 이어온 ‘엄마찬스’ 이순주 사장

반찬 나눔과 기부 등을 이어온 ‘엄마찬스’ 이순주 사장 - “좋은 마음은 서서히 번지죠”


장학리에서 반찬가게 ‘엄마찬스’를 운영하는 이순주(40) 사장의 하루는 제철 채소를 다듬고 국과 반찬을 만드는 일로 분주하다. 바쁜 주방 한쪽에는 이 사장이 따로 챙겨두는 반찬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할 몫이다.


가게 문 연 지 한 달, 시작된 나눔

이순주 사장은 결혼 전 메이크업과 네일아트 일을 했다. 손으로 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다. 결혼 후 두 아들을 키우며 반찬과 빵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곤 했다. 주변에서 음식 솜씨가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던 중, 한 지인이 “돈 내고 사 먹을 수 있게 반찬가게를 차려보라”고 권했다. 그 말을 계기로 2020년 ‘엄마찬스’를 열었다. 매일 똑같은 반찬 대신 제철 재료로 조금씩 다른 음식을 만들고, SNS로 알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나눔의 시작은 가게를 연 지 한 달쯤 됐을 때다. 사회복지사 두 명이 학대 피해 노인에게 전달할 반찬을 사러 왔는데, 마침 진열된 반찬이 많지 않았다. 사정을 들은 이 사장은 “필요할 때 연락을 주면 미리 챙겨 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시작한 반찬 나눔은 학대 피해 노인과 어린 자녀가 있는 위기가정,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3년 전부터는 매년 한두 차례 기부도 하고 있다. 그는 가게로 불쑥 찾아오는 노숙인이나 폐지를 줍는 어르신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반찬을 건넨다.


나눔은 뜻밖의 감동으로 돌아왔다. 월드비전을 통해 만난 한 자립 청소년은 “형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 사장님 덕분에 등록금도 해결하고 집도 고칠 수 있었다. 큰 용기를 얻었다”는 손편지를 보내왔다. 이 사장의 꾸준한 나눔을 알아본 여러 기관에서는 감사패와 표창을 전했고, 2023년에는 소상공인연합회와 LG유플러스가 선정한 ‘착한가게’에 ‘엄마찬스’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손님들도 하나둘 마음을 보태고

이순주 사장의 나눔은 이제 혼자만의 실천이 아니다.


SNS를 통해 그의 활동을 본 손님들이 음식값보다 더 많이 결제하고 가거나 기부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물품을 보내거나 도움을 보태는 지역 가게들도 생겼다. 이 사장이 시작한 일이 주변 사람들의 참여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좋은 마음은 주변에 서서히 번지는 것 같다. 큰돈은 아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재능으로 돕는다면 부담도 적고, 받는 사람에게도 큰 감동이 된다”라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 없을 세상 꿈꾸며 나눔 이어갈 것

최근 이순주 사장은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반찬을 챙기는 이유를 묻자 짧게 답했다.


“할 수 있으니까요.”


그가 바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언젠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날까지 이 사장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로 이웃의 한 끼를 챙길 생각이다. 오늘도 ‘엄마찬스’ 주방에서는 반찬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담긴 온기는 이웃의 식탁을 넘어 또 다른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엄마찬스’ 이순주 사장은 반찬 나눔과 기부로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