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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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8

2026-09
#스포츠도시 특집
춘천이 키워낸 ‘농구 스타’ 더 큰 무대를 향한 ‘점프슛’
춘천이 키워낸 ‘농구 스타’ 더 큰 무대를 향한 ‘점프슛’
오랜 농구의 땅에 새 물 흐른다

춘천이 키워낸 '농구 스타' 더 큰 무대를 향한 '점프슛'

<오랜 기간 여자 프로농구팀 연고지였던 춘천은 프로농구 팬층이 두터운 만큼 생활체육 움직임도 활발하다.>

평일 저녁, 석사동의 한 실내 코트. 공이 마룻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늦은 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은 네 시간이고 다섯 시간이고 드리블을 멈추지 않는다. 그 코트 가운데 춘천이 키운 프로 선수가 서 있다. 웨이브스포츠클럽을 이끄는 김종범(36) 코치다.

고향으로 돌아온 은퇴 선수

한국농구연맹(KBL)에서 10년간 활약한 김종범 웨이브스포츠클럽 코치(춘천시농구협회 부회장)는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와 농구 교실을 열고, 농구의 매력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춘천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프로 리그 1군에서 오래 뛴 그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결과다.

남부초 졸업 후 춘천중 재학 중 수도권으로 농구 유학을 떠났고 프로 데뷔 후엔 원주 DB와 수원 KT를 오가며 10년간 활약했다. 그는 다소 이른 은퇴를 택하며 생활체육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곳으로는 다시 춘천을 골랐다. 인구와 인프라를 고려해 수도권에 남으라는 조언이 많았지만 고향 후배들이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코트를 세우고 싶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기술보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수마다 데이터를 살펴 어울리는 포지션을 찾아 방향을 세워준다. 덕분에 취미로 농구를 시작한 제자 두 명이 1년 만에 엘리트 학생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춘천 농구의 촘촘한 사다리

춘천은 2016년까지 여자 프로농구 명문 ‘우리은행 한새’(현 우리WON) 연고지였다. 원주와는 오랜 라이벌로 지역 프로농구 팬층이 두텁다. 그 위로 생활체육이 조용히 저변을 넓혀 왔다. 성인 동호회 클럽만 열다섯 개 남짓, 아마추어 대회 신청은 30분 만에 마감된다.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연령별 팀이 층층이 이어지고 유소년 농구 교실과 성인 동호회, 춘천시 대표팀 활동도 활발하다. 취미로 공을 잡은 직장인부터 프로를 꿈꾸는 유소년까지, 한 코트에 모인 이들은 나이도 경력도 지운 채 열정을 나눈다.

학교와 동호회, 춘천시농구협회가 오랜 시간 함께 농구 문화를 쌓아 올렸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끊기지 않는 사다리가 춘천 농구의 진짜 힘이다. 춘천시농구협회는 20년 동안 이 종목의 뿌리를 지켜온 조직이다. 협회는 도민체육대회와 도민생활체육대회에 나갈 시 대표팀을 꾸리고 선발전을 도입했다. 실력을 갖춘 시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대표팀의 문이 열려 있다.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에서는 춘천시가 준우승을 거뒀다. 김종범 코치는 춘천시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이자 선수로 함께 하고 있다.

최근 춘천 농구계는 변곡점을 맞았다.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협회와 학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그 결실이 올해 6월 소양강배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다. 춘천에서 열린 이 대회에 3개 부문 24개 팀이 참가해 이틀간 실력을 겨뤘다. 참가 선수와 학부모 500여 명이 골목 상권에 남긴 온기도 작지 않다. 공 하나가 도시의 저녁을 채운 셈이다. 지역 농구계가 함께 준비한 이 대회는 전국에 ‘춘천 농구’의 저력을 알린 계기가 됐다. 올해 11월에는 성인 클럽 대회가 예정돼 있고 대학과 함께하는 대회도 준비 중이다. 한 해가 다르게 춘천 농구의 무대가 커지고 있다.

<프로 출신 김종범 웨이브스포츠클럽 코치는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농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한 코트에서 열정을 나눈다.>

오랜 농구의 땅에 새 물 흐른다

오래 다져 온 농구의 땅에 새로운 물길도 생겼다. 특히 유소년 분야에서 성과가 뚜렷하다. 박찬종(12·남부초 6학년) 선수는 올해 처음 출범한 U-12 남자농구 선발팀에 뽑혔다. 누나 박소영(14·봉의중 2학년) 선수는 올해 5월 봉의중의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다. 집에서는 티격태격하는 평범한 남매지만 운동할 때만큼은 서로의 훈련 상대이자 버팀목인 든든한 동지다.

박소영 선수는 가드와 포워드 포지션을 오가는 재주꾼으로, 일대일 승부가 강점이다. 남부초 3학년 때 학교 스포츠클럽을 통해 처음 농구공을 잡은 뒤 3년 만에 전국 유소년 통합 농구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의 영광스러운 기억이 힘든 훈련을 버티게 한다. 동생을 농구의 길로 이끈 것도 누나였다. 박찬종 선수는 원래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고 투포환에서도 메달을 딸 만큼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누나를 따라 코트를 기웃거리던 그의 재능을 알아본 지도자의 권유로 농구화를 신게 됐다. 센터에서 골 밑을 파고드는 힘으로 올해 1월 전국춘계 한국초등학교농구연맹전 제천대회 3X3 부문에서 남부초의 우승을 따냈다.

누나 박소영 선수는 “빠르게 실력을 키우는 동생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다”면서 “자기 몫을 해내고 남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웃어 보였다. 동생 박찬종 선수는 “농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닌 만큼,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의 생활체육 환경이 만든 동네 체육관과 학교 코트에서 남매의 농구 인생이 시작됐다. 언젠가 나란히 국가대표로 프로 무대에서 뛰는 날을 꿈꾼다. 남매가 함께 그리는 꿈이 춘천이라는 코트 위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다.

<박소영(봉의중), 박찬종(남부초) 남매는 유소년 농구계를 이끄는 선수다.>

알아두면 좋은 농구 기본 규칙
농구는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 링에 공을 넣는 경기다. 3점 선 안쪽에서 넣으면 2점, 밖에서 넣으면 3점, 자유투는 1점이다. 공은 드리블이나 패스를 통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