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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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8

2026-09
#도란도란
폐비닐을 함께 걷어내며 농업의 내일을 그린다
최종철 춘천시 동면이장단협의회 회장

최종철 춘천시 동면이장단협의회 회장 - 폐비닐을 함께 걷어내며 농업의 내일을 그린다


<최종철 동면이장단협의회 회장이 수거한 영농폐비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차량도 다 찼습니다. 이제 집하장으로 출발하시죠.”

7월 초 동면 만천1리. 이장단과 주민 십여 명이 버려진 농업용 비닐에서 흙과 잡초, 농업용 끈과 일반 쓰레기를 골라냈다. 그 후 폐비닐을 색상별로 분류해 차곡차곡 모았다. 손이 분주해질수록 트럭에 영농 폐비닐이 수북이 쌓였다. 본격적으로 수거 작업을 시작하자, 그동안 밭과 농가 주변에 방치됐던 비닐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날 수거량은 1톤 차량 6대를 가득 채웠다. 몇몇 이장들이 각 마을에서 개별적으로 해오던 작업이 동면이장단협의회의 공식적인 공동 활동으로 확대된 첫 현장이었다.

개별 수거에서 마을 공동 활동으로

협의회가 적극적으로 수거 캠페인에 나선 건 각 농가와 일부 이장들의 노력에만 기대기에는 영농 폐비닐 처리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령 농업인이나 차량이 없는 농가는 공동 집하장까지 직접 운반하기 어렵고, 개별 수거 역시 운반과 분리 작업의 부담이 크다.

최종철(62) 동면이장단협의회 회장은 “폐비닐은 어느 한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공동 집하장을 함께 사용하는 만큼 마을이 다 같이 나서야한다”고 했다. 여기에 공감한 동면 마을 이장들이 폐비닐 공동 수거를 협의회 공식 활동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고, 올해 7월 2일 만천1리에서 첫 캠페인을 시작했다. 춘천시 동면행정복지센터에서도 현수막과 마대, 목장갑 등을 지원하며 행정적 힘을 보탰다.

수거한 폐비닐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종류별로 분리한 뒤 감정1리 영농폐기물 공동 집하장으로 옮겼다. 단순히 폐기물을 치우는 게 아니라, 농가에서부터 올바르게 분리 배출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각 마을의 영농 일정과 날씨를 고려해 동면 내 19개 자연마을을 순차적으로 찾아갈 계획이다. 가을철에도 추가로 폐비닐 수거를 진행하고,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수거와 홍보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협력에서 찾은 춘천 농업의 미래

춘천은 소규모 농가가 여러 작물을 생산하는 도농 복합 도시다. 최종철 회장은 농가마다 재배작물과 영농 여건이 다른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의 문제는 현장에 있는 농업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며 “폐비닐 수거처럼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고 공동체가 함께 움직일 때, 행정에서도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준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민관이 협력하는 거버넌스 방식을 다른 농업 현안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여건에 맞는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농산물 브랜드를 알리고 판로를 넓히며 춘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 역시 농업인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몇몇 이장들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 영농 폐비닐 공동 수거. 현장 목소리를 모으고 서로의 역할을 연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향한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동면이장단협의회는 영농폐비닐 공동수거 활동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