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시는 7월 11일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춘천, 우리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청년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커먼즈필드 안녕하우스. 청년 40여 명이 한데 모이자 밝은 기운이 넘쳐났다. 젊은이들은 눈빛을 빛내며 일자리와 창업, 주거, 문화, 복지, 지역 정착 등 ‘춘천살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올해 7월 열린 청년 타운홀 미팅 풍경이다.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춘천시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인구 30만 도시 만들기’다. 인구 구조의 취약점을 청년 유출이라고 보고, 젊은이가 머물고 자라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 세대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다.
사람이 모이는 허브 춘천
매년 20대 2,000여 명이 학업을 위해 춘천과 인연을 맺는다. 주민등록상 춘천시민은 아니지만 실제 거주하는 대학생 규모만 2만 3,000명이다. 다만 졸업 이후 일자리와 가족을 이유로 춘천을 떠나는 25세 이상 인구 유출이 고질적 문제다.
춘천시가 규정하는 청년은 만 19~45세다. 지난해 조례 개정을 통해 기준을 39세에서 45세로 높였다. 청년 인구는 9만4,531명으로 전체(28만4,853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청년은 도시의 미래 이자 현재를 지탱하는 중심이다. 춘천시는 이런 인식 아래 행정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자치행정과 인구정책팀을 인구청년팀에 이어 ‘청년정책팀’으로 바꾸고 부서 정체성에 청년을 중심으로 한 인구정책 방향을 반영했다. 정주 기반을 마련해 청년 유출을 막고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춘천시 인구 정책의 핵심이다.

<청년들의 정착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인구 정책의 핵심 과제다.>

<춘천시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취·창업 지원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춘천시는 일자리, 주거, 생활 편의 등 정주 환경이 부족해 청년 인구 이탈이 계속된다고 분석했다. 삶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 목표로 공간, 생애주기, 정책을 연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의 시작점, 연결도시(Hub City) 춘천’을 설정했다. 태어나서 일하고 살며 다시 찾는 도시가 되기 위해 청년 유입과 성장, 도전과 정착, 지역 내 연결, 가족 형성 등 생애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지원 하기로 했다.
올해 1월에는 인구 정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중장기 청년 정책을 설계했고, 3월에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구 정책 실무 추진단을 구성했다.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업을 연계하려는 행정적 노력이다. 부서마다 여러 사업을 개별 운영해 정책 간 연결이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민관이 협력해 참여와 상담, 네트워킹 기능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현장 기반의 중간 지원 조직도 마련한다. 온오프라인 소통 채널을 통해 행정과 청년 당사자 간 의사소통을 개선할 계획이다. 종합적인 원스톱 지원과 맞춤형 정책에 대한 상담도 확대한다.

<‘청년친화도시’를 위해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살기 좋은 청년친화도시
춘천시는 청년친화도시 지정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청년이 살기 좋은 환경과 혁신·성장 동력을 인정받으면, 2년간 국비 5억원 포함 총 10억원의 예산과 컨설팅을 지원받는다. 청년이 지역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는게 취지다. 여기서 청년은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니라 지역 활력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된다.
지난해 9월, 청년친화도시 추진단을 구성하고 기존 정책을 점검하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신규 모델을 발굴했다. 정책 참여의 뿌리를 단단히 하자, 춘천에서 출전한 2개 팀이 지난해 대통령직속지방시대위원회가 주관한 ‘전국 청년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 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청년 전용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사회혁신센터 내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C-Hub)을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청년센터를 독립 설치해 거점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청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 기관이자 청년들이 자유롭게 모여 교류하는 터전이 된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남산산업단지와 퇴계산업단지 청년문화센터까지 준공되면, 청년들이 활동하는 공간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춘천시가 지향하는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청년이 정책의 전 과정을 주도하는 정책 생산자로서 당사자성을 갖고, 정주 여건을 개선해 청년들이 머물고 성장하는 지역 정착성을 강화하며, 교육특구·대학·기업·문화기관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 생태계를 만드는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청년 참여 기구를 위해 지난해 12월 조례를 개정하고 올해 초 청년 협의체인 ‘춘천시 청년 네트워크’를 조직해 제1기 위원 30명을 선발했다.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창구이자 거점 역할을 담당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교류하며 문화·교육, 일자리·창업, 생활·복지 등 3개 분과에서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춘천시는 여기서 나온 우수 아이디어를 검토한 뒤 주민 참여 예산 등과 연계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춘천시는 청년들이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의 자리를 운영한다.>
청년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리도록
8월 5일, 춘천시 청년 네트워크 운영진 4명을 만나 ‘청춘 도시 춘천’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청년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할 당사자로 나설 수 있도록 청년의 권리를 확대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민관이 함께 현안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지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봤다.
김진영 문화·교육 분과장은 “기존 시스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어도 청년들은 이를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년들이 여론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청년 네트워크를 활용 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찬리 일자리·창업 분과장은 “청년들은 사회의 소수이고, 인구 변화를 고려하면 앞으로는 그 소수자성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그래서 청년 여론을 대표할 창구를 갖추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위해선 청년들이 먼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도 있었다. 청년 네트워크는 정기 세미나를 통해 지역 뉴스를 함께 읽고 분야별 현안과 조례를 공부한다. 전영호 위원장은 “청년들이 지역을 잘 이해하도록 공부 모임을 만들고 인맥을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과 연결고리가 약한 외지 출신 청년이 춘천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슬비 생활·복지 분과장은 “강원대를 졸업했음에도 정착 직후엔 지역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청년들이 지역에 녹아들 수 있도록 활동 기회를 제공하며 교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고 했다.

<춘천시 청년 네트워크는 정기 세미나를 통해 공부하며,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춘천시 청년 네트워크 위원들이 꼽은 ‘인구 30만 도시’를 향한 최우선 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춘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소개한다.


제안 전영호 춘천시 청년 네트워크 위원장은 5살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했다.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선 자녀 양육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남성 육아휴직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아빠의 육아 휴직률을 높이는 장려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진 춘천시는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위한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마련했다. 하나금융그룹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공모에 선정돼, 정규 보육 시간 외에도 보호자가 긴급한 상황이나 주말 근무 등으로 자녀 돌봄이 필요할 때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안 이찬리 일자리·창업 분과장은 통계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춘천에서 청년들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일자리’를 꼽았다. 수도권에 집중한 일자리를 지역으로 분산할 수 있도록 강소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청년들을 위한 직업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진 춘천시는 직장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직업훈련으로 ‘지역지능화 혁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 AI융합학과, 반도체 특성화대학을 통해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전문성을 키우도록한다. 취업 준비 쿠폰을 지원하고, 대학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선 진로 교육과 취·창업을 돕는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들의 자기 계발을 위한 복리후생 지원, 실무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행정 체험도 마련했다.

제안 이슬비 생활·복지 분과장은 유휴 자원과 빈집을 활용하고, 건축 과정에서 나오는 폐자재를 재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역 협력을 통해 자원 순환을 실천하고, 청년들이 춘천과 연결되는 활동을 기획하는 비영리 단체 ‘쓰임다반사’에도 적극적이다.
추진 춘천시는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는 경험으로 청년들이 관계를 형성 하도록 돕는다. 빈 건물에 무인 카페 시스템을 도입해 청년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정책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 청년센터를 세워 청년들이 모이는 핵심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제안 김진영 문화·교육 분과장은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위해 ‘주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아름다운 자연 가까이에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5만원으로 방 3개짜리 집에 거주할 수 있다는 안정감은 춘천에서의 삶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청년임대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렴하면서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이 지역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이라 믿는다.
추진 춘천시는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월 최대 20만원의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최대 2,000만원의 임대보증금도 지원한다.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