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8시, 동내면 학곡리에 위치한 스카이풋살장의 조명이 환하게 켜진다. 퇴근길의 피로도 잊은 채 풋살화 끈을 질끈 묶고 코트로 나서는 이들. 앳된 20대 직장인부터 50대 주부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지만, 코트 위에 서면 모두가 ‘같은 팀’이 된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패스!”, “나이스!”를 외치는 경쾌한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밤공기를 가른다.
오랜 시간 남성 동호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춘천의 풋살 코트가 최근 여성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새롭게 물들고 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전국 대회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춘천 여자 풋살’의 열기를 들여다봤다.
진입장벽 낮춘 풋살, 여성들이 모인다
춘천에서 활동하는 여성 정규 축구팀은 챌린저FC와 펠타FC 등 2개 팀이다. 넓은 경기장과 많은 인원이 필요한 정규 축구와 달리, 적은 인원으로도 쉽게 팀을 꾸릴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 ‘풋살’로 시선을 돌리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현재 춘천에서 활동하는 여자 풋살팀은 7개다.
이건민 춘천시풋살연맹 회장은 인식의 변화와 SNS를 통한 활동 공유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춘천풋살연맹 기준 현재 춘천에서 활동하는 전체 풋살 동호인은 1,000명 안팎. 그중 여성 동호인이 100명 이상으로 전체의 10%를 훌쩍 넘기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초보 환영!” 두려움 허물고 원팀 되는 시간
‘축구는 어렵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허물어준 일등 공신은 춘천시체육회가 운영하는 생활체육교실 ‘여자 풋살 프로그램’이다. 올해 상반기 총 20명을 모집한 이 프로그램은 수강 신청 공지가 뜨기가 무섭게 마감될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올해 상반기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함께해온 서윤재(33) 씨는 “풋살을 배우고 싶어도 클럽에 바로 들어가면 실력 차이가 크게 날까봐 부담스러웠다”면서 “체육회 교실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운 덕분에 큰 용기를 얻었다. 훈련도 게임도 즐거워서 뛸 때마다 시간 가는 게 아쉬울 정도”라며 입문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코트 안에서는 나이, 직업 같은 사회적 꼬리표가 모두 사라진다. 이건민 회장은 “풋살을 전혀 해본 적 없던 분들이 공을 차기 시작해 동호회에 가입하고, 첫 골을 넣고 함께 눈물 흘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끈끈한 팀 문화는 춘천 여자 풋살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춘천시체육회 ‘여자 풋살 프로그램’ 회원들>

<‘CFUTC(춘천풋살클럽)’는 올해 제천시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 비선출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땀방울이 증명한 춘천의 힘

여자 풋살팀 CCLFA의 멤버 이혜령(37) 씨는 “처음엔 운동 하나 배우자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공은 생각보다 빨랐고, 패스는 자꾸 상대 팀으로 향하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기본기를 익히자 풍경이 달라졌다. “이제는 보이지 않던 플레이가 보이고 팀원들과 호흡이 맞아간다”는 그의 말처럼, 풋살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CCLFA' 회원들이 훈련에 한창이다.>
이러한 시민 선수들의 열정과 팀워크는 전국 대회 성과로도 이어졌다. ‘CFUTC(춘천풋살클럽)’는 2025 제천시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비선출부 우승에 이어 제7회 양구 국토정중앙배 여성 챌린지부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올해 제천시장배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전국 정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PELTA FS’ 또한 제5회 KFDF in 양구 여성2부 클래식 공동 3위를 기록했으며, ‘CCLFA’ 역시 제15회 통일컵 철원 풋살대회 여성부 드림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춘천 여자 풋살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과제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을 뒷받침할 인프라 확충이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 구장의 특성상 원하는 시간에 대관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건민 회장은 “전천후 에어돔 풋살장 같은 실내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춘천 생활체육 전반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도 춘천의 풋살 코트에서는 새로운 선수들이 공을 차며 여성 생활체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어진다.

팀당 5명(골키퍼 포함)이 맞붙는 미니 축구로, 전·후반 각 20분씩 진행된다. 오프사이드가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공이 상대 골라인을 완전히 넘으면 득점이며,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면 손이 아닌 발로 경기를 재개한다. 이때 공은 반드시 정지된 상태에서 차야 한다. 골키퍼는 공을 손으로 잡은 뒤 4초 안에 플레이를 재개해야 하며, 동료가 의도적으로 백패스한 공은 손으로 잡을 수 없다. 한 팀이 전·후반 각각 파울을 5번 이상 범하면 6번째 파울부터 상대 팀에게 10m 직접 프리킥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