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민턴은 춘천 최대의 생활 체육 공동체다.
평일 저녁이든 주말 새벽이든, 춘천 시내 체육관 문을 열면 어김없이 "팡-" 하고 셔틀콕을 때리는 경쾌한 타구음이 울린다. 퇴근길 라켓 가방을 멘 직장인, 아침부터 코트를 찾는 새벽 운동족 등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면 코트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찬다. 춘천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라켓을 쥐고 땀 흘리는 종목,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은 깃털 달린 5g 남짓의 셔틀콕을 네트 너머로 주고받는 운동이다. 공은 가볍지만, 경기는 가볍지 않다. 스매시 순간 셔틀콕은 시속 300㎞를 넘나들며 코트를 가른다. 라켓 스포츠 가운데 가장 빠른 종목이다. 실내 종목이라 사계절 날씨 걱정이 없고, 라켓 하나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랠리 내내 쉼 없이 코트를 누비는 전신운동이어서 운동 효과도 탁월하다.
동호인 3,000명, 춘천 최대의 '운동 가족'
시민들이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은 어느덧 춘천 최대의 스포츠 공동체를 일궜다. 배드민턴은 춘천시 체육 종목 단체 가운데 동호인 규모가 가장 크다. 동호인은 3,000명을 웃돌고, 춘천시배드민턴협회에 등록된 회원만 1,800여 명에 달한다. 등록 클럽은 38개. 여기에 동내초·석사초·대룡중·유봉여중·유봉여고·한림대까지 6개 학교 팀이 더해져 전 세대가 한 코트에서 어우러진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동호인 유입도 부쩍 늘었다.
김중규 춘천시배드민턴협회 회장 역시 코트에서 인생이 바뀐 '시민 선수' 출신이다. "49세에 다이어트를 위해 라켓을 잡았는데, 재미에 빠져 하루 세 게임씩 하다 보니 16㎏이 줄었다"고 웃어 보였다.

배드민턴은 전신 운동 효과가 있어 생활 체육 종목으로 인기가 높다.
소양강배가 증명한 '셔틀콕 경제학'
셔틀콕은 도시 경제를 움직인다. 올해 18회를 맞은 '춘천 소양강배 전국배드민턴대회'는 지난해 800여 팀에서 올해 1,000개 팀 규모로 몸집을 키우며 6월 21일 막을 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동호인들이 춘천에 머물며 숙박과 외식, 관광을 즐기자 지역 상권에도 활기가 돌았다. 생활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춘천시체육회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온기는 코트 밖으로도 흐른다. 춘천시배드민턴협회는 학교 밖 청소년의 건강과 건전한 여가 활동을 위해 춘천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손잡고 배드민턴반 '콕콕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문 강사에게 기본기를 배운 청소년들은 자체 대회까지 치르며 실력과 협동심을 길렀다. "실력도 늘고,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참가 청소년의 말처럼, 시민이 직접 일군 건강한 스포츠 문화가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제2의 안세영' 꿈꾸는 유봉여중 쌍둥이
이 비옥한 토양 위에서 춘천의 미래가 자란다. 황지우·황지아(15·유봉여중 2학년) 쌍둥이 자매는 지난해 전국소년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중등부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올해 소년체전에서도 맹활약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외숙모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정소영 감독이고, 외사촌 언니들이 현역 국가대표로 뛰는 '배드민턴 가족' 안에서 자랐다. 친척들의 권유로 라켓을 잡은 두 선수는, 국가대표 언니들의 경기를 따라 하며 꿈을 키웠다.
훈련은 혹독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대여섯 시간씩 코트를 지킨다. 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 일요일 훈련까지 더해진다. 올해 소년체전에서는 다른 학교 선수와 새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승부 근성으로 이겨냈다. 고된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은 다름 아닌 서로의 존재다. 안정적이고 차분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황지우 선수(언니), 끈기와 스피드가 강점인 황지아 선수(동생). 서로 다른 장점이 한 코트에서 시너지를 낸다.
'제2의 안세영'으로 기대를 모으는 두 선수에게 10년 뒤 모습을 묻자, 황지아 선수는 "안세영처럼 멋진 선수", 황지우 선수는 "국가대표"라고 답했다. 최종 목표는 한목소리로 올림픽 금메달이다.

유봉여중 황지아, 황지우, 윤지희 선수는 손선혜 코치의 지도 아래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여자 15세 이하부 3위를 수상했다.

춘천을 대표해 강원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한 성수고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생활체육 터전 위에 세우는 육성 사다리
쌍둥이의 성장은 우연이 아니다. 춘천에는 초등학교에서 중·고교, 대학까지 이어지는 선수 육성 사다리가 놓여 있다. 탄탄한 생활체육 저변이 주춧돌을 떠받친다. 동네 체육관에서 라켓을 잡은 꿈나무가 지역 안에서 차근차근 성장해 전국 무대까지 오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생활 체육의 뿌리가 깊을수록 엘리트의 열매도 굵어지는 법이다.
김중규 춘천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학생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두고, 도민체전 우승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늘도 체육관에선 셔틀콕이 쉴 새 없이 허공을 가른다. 그 하얀 포물선 끝에서 춘천은 이미 하나가 되어 있다.
쉽게 배우는 경기 규칙
경기 방식은 단식(1:1)과 복식(2:2)으로 나뉜다. 생활체육에서는 복식이 일반적이다.21점으로 한 게임을 겨루며, 두 게임을 먼저 이기면 승리한다.서브는 대각선 방향 코트를 향해 허리 아래에서 라켓을 쳐야 한다. 점수를 얻은 쪽이 계속 서브권을 가진다.셔틀콕이 상대 코트 라인 안에 떨어지면 득점. 코트 밖에 떨어지거나 네트에 걸렸을 때 또는 라켓 외 신체에 닿으면 실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