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옷추적기
글 박준용·손고운·조윤상
“버려지는 옷은 어디로 가게 될까?” <한겨레> 기자가 헌 옷 153벌에 추적기를 달아 의류 수거함에 넣어봤다. 2개월이 지나자, 추적기가 해외에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배우 김석훈 씨의 검은색 바지는 말레이시아 항구에서, 운동화는 더 멀리 있는 볼리비아 고산지대에서 발견됐다. 4개월 뒤 153벌 중 약 30%가 이국 땅에 도착했다. 가장 많은 옷이 발견된 나라는 말레이시아·인도·필리핀이었다. 버려진 옷은 해외에서 소각되거나, 매립되거나, 공터에 덩그러니 널브러져 있었다. 『헌옷추적기』가 폭로하는 것은 단순히 ‘옷이 어디로 갔는가’가 아니다. 선진국의 과잉소비가 어떻게 개발도상국의 환경을 파괴하는지,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이 얼마나 공허한 말장난인지, 이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무책임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거기에 소비자인 우리의 책임은 없는지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에 관한 책이다.
출판사 한겨레출판
금액 1만9천원

토닥토닥 안마산
글 박미희
약사이자 숲을 사랑하는 사람, 박미희 작가가 쓴 『토닥토닥 안마산』은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자연의 처방전이다. 저자는 코로나19 시기, 동네의 작은 산 ‘안마산’을 오르며 매일의 풍경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배우고 위로받았다. 선밀나물의 꽃술에서 우주를 보고, 흔들리는 나뭇잎에서 살아 있음의 증거를 읽는다. 303m의 야트막한 산에서 시작된 그 기록은 사진과 그림, 짧은 사유로 엮인 산책 일기다. “이만하면 행복합니다, 넘치게 행복합니다”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이 책은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자연의 시간 속에서 들려준다.
출판사 문화통신
금액 1만5천원

괜찮아
글 민병록
기업인으로, 시민운동가로, 정치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민병록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괜찮아』가 출간됐다. 30여 년간 건설사를 이끌며 강원 곳곳을 누벼온 그가 삶의 터전에서 길어 올린 시 88편을 담았다. “거친 바람도 불다가 잠잠해지고 푸른 잎새도 계절 따라 낙엽이 되듯”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지나간다는 믿음, 그 평온한 체념이 시집 전체를 감싼다. 추상적 미학보다 삶의 체온을 전하려는 그의 시는 읽는 이가 한 구절이라도 자신에게로 가져갈 수 있도록 마음을 비워 둔다. 세월이 남긴 흔적 속에서 품어낸 “괜찮아”라는 말, 그 자체가 깊은 위로다.
출판사 월간순수문학
금액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