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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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9

2019.4
#봄내를 만나다
장애인의 달 특집
매듭사회적협동조합 '커피앤톡'
함께 꿈꾸는 카페, ‘커피앤톡’

우리 힘으로 당당하게 우뚝 섰어요




<커피앤톡>에서 파는 수공예품


<커피앤톡>

주소 I 춘천시 서부대성로 43번길 10-22

연락처 I 070-7720-3535

영업시간 I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요선동 골목을 돌다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이곳에 카페가? 유리창에 ‘매듭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카페 문을 열자 매우 반가운 듯 기쁘게 맞아준다. 좋아하는 라떼를 주문하려는데 가격이 너무 착해 두 번이나 확인을 했다.


카페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해 매듭협동조합 부회장이자 인권강사로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는 김남희 씨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분명 매듭사회적협동조합은 여성장애인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라고 했는데 김남희 씨는 비장애인으로 보여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사실 묻기가 어려웠다.

고맙게도 먼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주었다.


“저는 보기에는 장애인 같지 않나 봐요, 실은 제 나이가 만 52세인데 장애인 경력 51년이랍니다. 태어났을 때는 정상아였어요, 옆집 언니가 귀엽다고 놀래킨 게 신경까지 손상을 입어 이렇게 다리 한쪽이 거의 감각이 없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많이 무뎠던 시절이었습니다. 저조차도 불편한 제 몸이 부끄럽고 타인을 불편하게 할까봐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쓰며 지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마음이 숙연해졌다. 그리고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김 씨는 자신과 같은 입장에 있는 동료 여성 장애인들과 함께 ‘나와 같은 장애인,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커피앤톡>에서 파는 수공예품



카페는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공간


“우리는 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후원은 후원이고 우리 스스로의 자립에 대한 고민을 키우며 우리 힘으로 뭐든 일궈 보자. 우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 보자 해서 지금의 매듭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우리 여성장애인들은 많은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서류전형에 통과를 해도 대면면접에서 100% 탈락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을 이용해보자, 우리의 능력으로 수익 창출을 해보자 하여 뜻을 모았고 우리가 만든 것들을 어떻게 판매할까 고민을 하다가 커피앤톡을 열게 되었습니다.


카페는 우리가 꿈꾸며 꿈을 이룰 수 있는 우리의 공간입니다. 우리 장애인들이 서로 불편한 점을 보완하며 따뜻한 직장이란 공간을 만들어 같이 행복하고 싶어 만들었어요. 장애인은 무조건 대접받고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랍니다, 우리도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매듭사회적협동조합의 카페 <커피앤톡>은 여성장애인이 주축으로 만들었지만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커피앤톡>에서 파는 수공예품



장애는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카페를 열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카페 주변에서 불편해 할까 봐 주위를 살펴야 했고 모르고 카페를 찾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해야 했다.


“장애인들은 기부를 통한 안일한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장애인보다 사회에 나서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소외되고 아파요. 장애라는 것이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두려움도 없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우리는 가끔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애인(愛人)이었다고. 그런데 좀 더 오래가는 애인(長愛人)이라며 서로를 다독입니다. 제가 누구의 아내가 되리라, 며느리가 되리라, 엄마가 되리라 꿈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한 가정의 아내로 두 아들의 엄마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외롭다. 가족 안에서도 소외되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는 일도 흔하다. 장애인 여성들이 결혼 후 숱한 폭력을 당해도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비장애인들의 쉼터에 가도 다시 왕따를 당하기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저희는 구매력이 있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 저희의 꿈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현재 커피앤톡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은 실리콘 방향제, 향초, 비누, 미니어처 장식품, 브로치, 팔찌, 캘리그래피 액자, 종이공예꽃 등이다.


이 작은 공간이 이렇게 크고 따뜻한 꿈을 꾸고 있는 곳이구나 싶어 카페 안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조금은 느리지만 어느 곳보다 맛있고 따뜻함까지도 선물 받을 수 있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그들의 꿈도 엿보고 함께 아름다운 꿈을 꾸기를 바란다. 매듭사회적협동조합의 꿈이 꼭 실현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