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423

2026-04
#스포츠도시특집
춘천의 테니스 저력
‘테니스 도시’ 춘천의 행복 스매시
세계에서 활약하는 유망주를 키워낸 춘천 테니스의 저력을 들여다본다.





춘천테니스협회 임원들이 송암스포츠타운 실내 코트에서 단체 연습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년 3월이면 테니스 시즌이 시작된다. 송암·호반 코트 예약이 촘촘해지고 대회 일정표가 한 장씩 채워진다. 호반배 강원도 동호인 대회가 물꼬를 트면, 곧 춘천 오픈 등 전국 단위 대회로 열기가 이어진다. 봄을 맞은 춘천의 테니스 코트는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달아오른다. 저녁 시간 코트에 조명이 켜지면 클럽별 라켓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테니스는 도심 곳곳의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라켓을 드는 순간, 나이와 직업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이 실력을 겨루며 스포츠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춘천이 국내 최정상급 이서아(18·봉의고 3학년) 선수를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민이 만들어온 테니스 문화와 인프라가 한몫했다.



테니스 열기 한가운데에는 춘천시테니스협회가 있다. 대회 운영과 생활 체육 질서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협회는 클럽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임원진을 구성해 운영한다. 주요 대회를 직접 주최·주관하며 각 클럽과 소통하고, 현장에서 중심을 잡는다.


올해 협회가 개최하는 대회만 26개다. 일부 동호인만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참여하는 선수층이 다양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3월 호반배가 시즌의 포문을 열고, 4월 협회장기, 5월 협회장배 전국대회, 9월 춘천시장배 같은 굵직한 대회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전국 대학 테니스 동아리 대회 소양강배는 전국에서 400여 팀, 1,6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팀 단위로 승부를 겨루는 디비전 리그는 더 많은 동호인을 코트로 이끌었다. 3~12월 열리는 ‘춘천오픈 월 대회’를 통해선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서 대회를 경험할 수 있다. 덕분에 춘천의 코트는 주말마다 ‘경기장’이 된다.


테니스인들의 교류는 코트 밖에서도 이어진다. 대회 참가자들 덕에 굵직한 경기가 열리는 주말이면 숙박과 식사 수요로 골목 상권이 북적인다. 테니스가 도시의 문화와 경제를 풍요롭게 하는 셈이다. 양금석 춘천시테니스협회 회장은 “협회가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이 대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힘이 된다”며 “여러 대회를 개최하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말했다.





테니스에서는 공이 한 번만 바닥에 닿을 수 있다. 두 번 이상 땅 에 떨어지면 상대에게 점수를 내준다. 점수는 0에서 시작해 15, 30, 40 순으로 올라간다. 40에서 한 점을 더 내면 해당 게임을 가져간다. 6게임을 따내면 1세트를 이긴다.





춘천시테니스협회 지철호 경기이사, 박보경 총무이사 부부



테니스의 뿌리는 ‘클럽’이다. 춘천시테니스협회 가입 클럽은 72개, 회원은 2,500여 명이다. 개인 동호인까지 더하면 춘천의 테니스 인구는 3,000명에 달한다. 지역 곳곳에서 동네, 직장, 세대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클럽을 만들고 코트에서 만난다. 라켓을 잡는 순간, 이들은 테니스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섞이며 하나가 된다. 오늘은 함께 뛰고 다음엔 서로 응원하며, ‘아는 얼굴’이 도시 안에서 조금씩 늘어난다. 도시 곳곳에 네트워크가 스며들어 화합과 공동체 의식을 꽃피운다.


가정과 일상에서도 테니스의 긍정 효과가 힘을 발한다. 박보경 춘천시테니스협회 총무이사는 남편인 지철호 경기이사와 복식 파트너로 대회에 참가한다. 박 이사는 “평일 연습과 주말 대회가 이어지다 보면, 부부 사이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어난다”며 “아 이들을 포함해 가족이 함께하는 취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꿈나무들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무대도 가까이 있다. 이덕희배는 2001년부터 매년 춘천에서 열리는 국제 주니어 대회다. 2024년 대회에선 국내외 선수 2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서아 선수가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테니스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더 많은 시민이 코트를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해졌다. 코트 수요가 커지며 예약과 대관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이정운 춘천시테니스협회 전무이사는 많은 시민이 코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학이나 공공 기관 내 테니스장을 개방할 것을 제안했다.



여러 주체가 연계해 테니스 활성화를 위한 해법을 내놓은 사례도 있다. 2024년 4월, 봉의고 테니스부는 2010년 해체 이후 14년 만에 부활했다. 교내에 3면의 코트도 마련했다. 봉의고와 춘천 스포츠클럽(이하 ‘춘천SC’)은 상호 연계를 통해 학교가 공간과 학사 기반을 마련하고, 춘천SC가 훈련과 대회 출전 등 선수 육성을 맡는 방식으로 테니스부를 창단했다. 덕분에 유망주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반이 마련됐다.



춘천을 대표하는 유망주 이서아 선수는 매일 저녁 봉의고 테니스장에서 훈련한다. 

코트에서 만난 그는 “다리와 몸통, 팔이 순서대로 연결될 때 서브가 더 강해진다”며 서브 연습을 이어갔다



춘천SC 소속의 이서아 선수는 올해 3월 기준 국내 여자 단식 순위 17위다. 랭킹 100위 안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시작한 테니스는 이제 그의 모든 것이 됐다. 주니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꼽혔던 그는 지난해 성공적인 성인 무대 데뷔를 치렀다. 경북 김천에서 열린 하나증권 제80회 한국테니스선 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식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성인부 전국대회 결승 코트를 밟은 것 자체가 특별했다. 원주로 고교 진학을 고민했지만, 봉의고 테니스부 창단을 통해 춘천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는 학기 중이면 수업을 마친 뒤 매일 4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간다. 경기 전날에는 운동복을 고르며 마음을 다잡는다. 짧은 말끝에 경기를 향한 승부욕이 묻어났다. 이서아 선수는 “춘천SC가 코치, 트레이너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주고, 대회 일 정도 관리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춘천에서 받은 응원에 보답 할 수 있도록 더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