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마사이 전통 공동체와 함께

“이얍!”
케냐 나이로비의 한 국제학교 체육관. 춘천 중학생들의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진다.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절도 있는 태권도 동작을 선보이자 현지 학생들이 웃으며 발차기를 따라 한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몸짓 하나면 충분했다. 춘천을 세계에 알리는 ‘청소년 공공외교단’.
낯선 도시에서 친구가 되어 돌아온 작은 외교관들의 7일을 따라가 본다.

춘천시 청소년 공공외교단 춘천 지역 중학생들이 해외 청소년과 교류하며 국제 감각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공공외교 교육과 대사관 방문, 문화 교류 활동 등을 통해 춘천과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공공외교단은 춘천시가 활동비를 전액 지원한다.
춘천에서 아프리카까지 1만 킬로미터를 건넌 아이들
춘천에서 케냐까지의 거리는 약 1만km. 학생들에게 케냐는 지도에서만 보던 낯선 나라였다. 춘천시는 2023년부터 중학생들이 해외 청소년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청소년 공공외교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과 협력해 6개월간의 공공외교 교육과 사전 활동을 거친 뒤, 재단이 주관하는 ‘한·아프리카 청소년 캠프’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기 에티오피아, 2기 이집트에 이어 3기 단원들은 케냐를 찾았다.
교류의 핵심은 ‘교감’이었다. 학생들은 케냐 국제학교와 세종학당을 방문해 태권도 공연을 펼치고, 한국 전통 자개 공예 체험을 함께했다. 처음에는 서로 조심스러웠지만, 함께 땀 흘리고 공예 작품을 만드는 사이 분위기는 금세 부드러워졌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너나 할 것 없이 SNS 계정을 교환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태권도 시범공연을 위해 두 달 동안 준비했다.]

[강형식 주케냐 대한민국 대사 관저에서 진행된 ‘대사와의 대화’]
6개월의 땀방울, 작은 외교관 되기까지들
케냐 방문은 단번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학생들은 지난해 5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약 6개월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쳤다. 공공외교 특강과 의전 교육은 물론, 이탈리아 대사관 방문과 주한케냐대사 와의 대화 등을 통해 외교 활동의 기본을 배웠다.
가장 큰 도전은 태권도였다. 단원 10명 중 절반은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 매주 주말마다 모여 발차기 높이를 맞추고 품새를 익히는 연습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동작이 어색했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호흡이 맞기 시작했고, 하나의 공연을 완성해 갔다. 춘천을 소개하는 발표도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 학생들은 춘천의 주요 관광지와 문화행사, 음식 등을 조사해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엄혜정 춘천시 국제협력팀장은 “발표 자료부터 공연까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면서 춘천에 대해 어떤 질문을 받아도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 성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아아프리카청소년포럼(AAYF) 개막식에서 태권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이로비 세종학당 교류 프로그램]
나이로비에서 보낸 7일
지난해 10월 케냐에 도착한 학생들은 나이로비국립공원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도심 고층 빌딩 너머로 사자와 코뿔소가 뛰노는 낯선 풍경은 아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마사이 공동체를 만나 전통춤을 함께 추며 ‘다름’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케냐에서의 핵심 일정은 학교 교류 프로그램이었다. 케냐 국제 학교에서 열린 교류 행사에서 학생들은 준비한 태권도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현지 학생들에게 태권도 기본 동작을 직접 가르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툰 발차기가 이어질 때마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태권도 동작을 배우는 사이 언어의 장벽은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학생들은 자개 공예 체험도 함께 진행했다. 작은 자개 조각을 붙이며 서로 의 학교생활과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UNON(유엔 나이로비 사무소)과 주케냐 대한민국 대사관저도 방문했다. 이들은 국제기구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들었다. 강형식 주케냐 대한민국 대사와의 만남에서는 해외에서 일하는 외교관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도에서만 보던 세계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기린보호센터’에서 파이팅 구호를 외치다.]

[현지 학생들에게 태권도 기본동작을 가르치는 공공외교단]

UN 나이로비 사무소 회의장에서 국제기구의 역할을 배웠다.
손흥민에서 닭갈비까지 춘천을 소개하다
케냐국제학교, 우리나라 KAIST 모델 기반으로 설립된 케냐 과학기술원(Kenya-AIST), 그리고 나이로비 세종학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춘천 소개 발표도 진행했다. 발표는 춘천 출신 축구선수 손흥민과 K-POP 그룹 뉴진스 멤버 민지 이야기로 시작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소양강과 의암호, 레고랜드와 마임축제, 그리고 닭갈비와 막국수까지 소개하며 춘천이 자연과 문화, 음식이 어우러진 도시라는 점을 소개했다.
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작은 외교관들’.
최인숙 춘천시 국제협력관은 “아이들이 케냐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다시 우리 지역에 전하는 것까지가 공공외교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다양한 나라와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년 제4기 춘천시 청소년 공공외교단 모집
신청대상: 춘천 지역 중학교 2학년 누구나
신청인원: 10명 내외
신청기간: 4. 27.(월) ~ 4. 30.(목)
신청방법: 신청서 이메일 제출 후 서류·면접 심사
문 의: 춘천시 국제협력관 국제협력팀 ☎ 250-43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