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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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3

2026-04
#춘천은지금
소양아트 서클
걷는 순간, 예술이 된다
호반사거리에 들어선 새로운 랜드마크 ‘소양아트서클’ 현장을 찾았다.


위치 소양2교 앞 호반사거리  시설 원형 보행데크 높이 188m 보행폭 3m







걷는 순간, 예술이 된다

해 질 녘 육교 위에 오르자, 황금빛 노을이 온몸을 감쌌다. 발 아래로 하늘을 닮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매일 지나치는 일몰의 순간이 소양강과 삼악산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 앞에서 영원으로 남았다. 

오후 6시, 호반사거리에 새로 자리 잡은 ‘소양아트서클’ 풍경이다.



‘걷고 싶은 도시’를 향한 춘천의 도약

춘천시는 산과 강, 소양강처녀상과 스카이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원형 형태의 육교 ‘소양아트서클’을 설치했다. 보행을 위한 단순 구조물이 아니라 예술적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이다. 3월 5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했고, 11일 준공식을 통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소양아트서클은 수변 관광지와 원도심 일대를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고자 한 춘천시의 해답이다.


소양2교 근처 호반사거리는 춘천 시내 교통의 중심이다. 강남과 강북을 잇는 교차점이자 소양강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관광지로 차량 통행이 활발하다. 하지만 그 사이 보행자의 불편은 쌓여갔다. 강변에 볼거리가 몰려있지만, 큰 도로로 인해 도보 순환이 단절됐다. 위축된 걷기 여행 인프라를 개선하고, 대중교통으로 이용해 춘천에 방문하는 ‘뚜벅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188m의 높이에 3m의 보행 폭을 확보해 큰 도로를 횡단하지 않고도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해졌다. 교통약자도 어려움 없이 육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4기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걸어 다니는 공간에는 배수 체계를 갖추고 미끄럼 방지 처리를 했다. 눈이나 비가 와도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야간 보행자를 배려한 경관 조명은 안전뿐 아니라 조형적 아름다움까지 고려한 결과다.



안전을 위한 육교, 공공 예술이 되다

소양아크서클은 춘천의 원도심을 상징하는 새로운 상징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춘천의 자연을 배경으로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공공 예술의 가치를 전한다.


그 자체로도 작품이지만, 배경이 되는 자연의 변화와 시민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미감을 경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형 전시 공간이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색을 바꾸는 소양강과 삼악산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발아래의 디자인 패턴도 달라진다. 소양아트서클에 오르면 ‘걷는 순간 예술이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구조, 색채, 도형, 사람의 움직임을 결합해 각기 다른 예술 경험을 유도하는 공간이다.





미술관에 작품 설명이 있듯이, 소양아트서클 곳곳에는 디자인의 의미를 설명하는 요소들이 발걸음을 기다린다. 춘천대교의 원형, 삼악산의 삼각형, 봄내극장의 사각형, 경춘선 철길을 닮은 4개의 줄이 화려한 색깔을 입고 시민들을 만난다.


소양아트서클 일대는 ‘예술의 도시’ 춘천의 문화적 풍요를 상징하는 곳으로 재탄생한다.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버스킹과 공연을 통해 음악이 흐르는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KT&G 상상마당, 춘천미술관 등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연계한 예술 투어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 윤현


소양아트서클은 보행 폭 3m를 갖춰 안전한 통행을 유도한다. 강렬한 색감과 도형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춘천의 자연을 표현했다.



원형을 구성하는 패턴은 석윤이 모스그래픽 대표의 작품이다. 석 대표는 국내 출판 디자인 분야의 ‘전설’로, 스튜디오를 설립해 다양한 협업에 나서고 있다. 춘천의 자연을 강렬한 색감과 도형으로 표현했다. 산, 강, 하늘, 꽃을 패턴으로 만들고, 여러 조각이 조화롭게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대형 교차로에 설치하는 공공 구조물인 만큼 시야에 들어오는 면적 안에서 다양한 색깔이 적절히 섞이도록 고심했다.



춘천시가 3월 5일 개최한 사전 개방행사에서 시민들이 소양강을 바라보고 있다.




소양아트서클의 5개의 계단을 통해 주요 관광지로 접근할 수 있다.



석윤이 대표는 “춘천에 와서 자연이 주는 선의 조화로움과 깨끗한 시내를 보고 감탄했다”며 “도시가 가진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에너지를 밝고 활기찬 디자인에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양강처녀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렘을 느꼈다”고 말했다.


춘천 호수 관광의 시작점

춘천시는 소양아트서클을 관광과 문화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시민들에겐 익숙한 장소를 다시 볼 기회를, 관광객에게는 산과 강이 어우러진 장쾌한 경관을 선사한다. ‘낙조 명소’인 이 일대는 야간 관광의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인근 번개시장 야시장을 홍보하고 달빛 요가 등 체험을 기획해 늦은 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낮과 밤 모두 찾을 수 있는 ‘올 데이 관광 벨트’의 핵심으로, 다양한 야간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소양아트서클은 수변 및 원도심 관광의 중심지다. 5개 계단을 통해 번개시장, 스카이워크 주차장, 춘천역·원도심 방면, 봉의산 보행로, 호수와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수변 관광로 등으로 이어진다. 관광객 유입 창구인 춘천역이 가깝고, 스카이워크와 소양강처녀상도 지척에 있다. 사이로248과 하중도 생태공원 등 호수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지 천과 화동2571, 번개시장을 잇는 거점으로 체류형 관광 상품의 중심이 된다. 봉의산 정상 조망대가 신규 조성되면 수변에 머물던 관광객을 시내 안쪽까지 찾게 할 수 있다.





소양아트서클은 개장 초기부터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이름을 얻고 있다. 일몰 시간 전망대에 올라서면 산 뒤로 넘어가는 빨간 태양과 황금빛으로 물든 소양강을 조망할 수 있다.


해가 지는 서쪽으로 ‘The Sunset Glow’(노을빛) 글자 조형물과 노을을 담을 수 있는 와인 잔, 함께 만드는 하트 등이 마련돼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시민의 발길을 붙잡는다. 11일 저녁, 준공식에 맞춰 소양아트서클을 찾은 이들은 삼삼오오 노을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들고 추억을 남겼다.



호반사거리의 야간 풍경



인근 관광 자원이 많아 관광객의 연계 방문 효과도 크다. 체류시 간이 늘어날수록 소비액이 커지기 때문에 순환·체류형 관광 문화 가 자리 잡을수록 인근 상권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소양아트서클에 사용한 패턴은 이 일대를 상징하는 공공 디자인으로 재탄생한다. 인근 공영주차장과 버스 정류장, 벤치에 해당 디자인을 적용해 통일감을 준다. 엽서와 컵 받침, 열쇠고리 등 춘천 관광 기념품에도 같은 패턴을 적용한다. 최근 젊은 관광객을 중심으로 지역성을 담은 ‘소품 숍’이 유행하고 있다. 석윤이 디자이너가 선보인 패턴 기반 문구류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 생활 소품 브랜드로 정착했다. 이를 고려하면 소양아트서클 디자인을 활용한 굿즈는 춘천을 상징하는 새로운 로컬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전통시장과 관광 안내소에 디자인 기념품 판매 공간을 마련해 상권 활성화를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춘천시는 소양아트서클 디자인을 활용한 휴대전화 그립톡과 유리잔, 선물용 가방 등 관광 기념품을 제작한다.



원도심 활성화의 씨앗을 심다

근화동과 소양동 일대는 원도심의 뿌리이자, 도시를 위해 오랫동안 인내해 온 지역이다. 앞으로는 춘천을 대표하는 ‘핫플’로 거듭날 전망이다. 소양아트서클이 원도심으로의 접근이 좋은 위치에 세워진 만큼, 관광객을 시내로 끌어들여 상권 활성화를 유도할 환경이 마련됐다.


춘천시는 정책적 역량을 이곳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을 통해 자율상권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고 조합을 설립했다. 주민 주도로 발전 전략을 세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로컬 아카이빙에 나서는 등 스토리텔링 서사도 쌓아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모로 골목상권이 협력해 지역 특색을 살린 로컬 브랜드 구축에도 나섰다. 시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사전 개방행사에 참여한 황호연 강남동 38통 통장은 “봉의산과 연결해 소양아트서클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소식이 반갑다”며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중심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춘천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혁신지구, 역세권 개발 등과 맞물려 이 일대는 더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4번에 걸쳐 플리마켓을 운영하며 즐길 거리를 더한다. 늦은 시간 체험 요소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낙조, 야간 명소의 존재는 상권의 활력소가 됐다. 번개시장과 연계를 위해 야시장 메뉴 개발에도 나선다.


춘천시 관계자는 “소양아트서클은 공공 예술 작품이자, 도심 상징물로서 춘천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상권을 연계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주변 관광지를 정비해 거점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호반사거리 인근 야경은 원도심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거듭날 전망이다.






 



ⓒ 열린책들

 

소양아트서클을 디자인한 석윤이 모스그래픽 대표는 국내 출판업계를 선도하는 디자이너였다.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해 2020년 창업했다. 다양한 패턴에 채도 높은 원색, 대비되는 배치는 석 대표가 꾸준히 사용해 온 모티프다. 소양아트서클에도 적용된 바로 그 디자인이다.


열린책들에 근무하던 시절, 그는 출판업계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현대문학 ‘블루 컬렉션’은 지금의 ‘디자이너 석윤이’를 만든 작업물이다. 한 가지 색에 추상적인 그래픽으로 주제를 관통했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여러 아류작을 만들어낼 정도로 반향이 컸다.


감각은 독립 후 모스그래픽에서 출시한 ‘포스트박스 카드’로 이어졌다. 패턴과 색이 상호 보완하면서 하나의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구성 요소가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작업 방식은 소양아트서클에도 차용됐다.


모스그래픽은 브랜드 모스를 통해 문구류를 선보이고 있다. 작은 조각에서도 시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입점이 까다로운 MoMA(뉴욕현대미술관) 디자인 스토어에 들어갈 정도로 탄탄한 글로벌 팬층을 확보했다.



ⓒ 모스그래픽



석윤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을 고심해 왔다. 소양아트서클 프로젝트 역시 공공 디자인에 대한 사명감이 바탕이 됐다. 자신의 예술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선보인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석 대표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소양아트서클은 대중에게 시각적 미감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고 했다. 소양아트서클에는 땅에서, 공중에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다양한 모양과 색채를 느끼고 아름다움을 체험하길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공공 디자인의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윤이 대표는 “공공 구조물에서 풀기 어려운 패턴을 다양한 각도에 담는 작업은 세계 여러 사례를 참고해도 이례적”이라며 “참신한 도전 자체로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