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버스카우트 노래 한번 들어보실래요?” 김가을, 하혜민 만천 유치원 교사가 해맑게 웃으며 첫마디를 꺼냈다. 비버스카우트를 설명하려면 꼭 들어봐야 한다며 내민 곡은 놀랍게도 담당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노래였다. “손을 잡고 함께 걸어, 반짝이는 햇살 아래, 내 힘으로 도전해요~” 가사에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환경을 아끼는 마음이 듬뿍 담긴 이 노래는 아이들이 지구를 지키는 ‘환경 수호대’로 활동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만천유치원(원장 이금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환경 교육 프로그램 ‘비버스카우트’를 운영하며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었다. 비버스카우트는 스카우트(SCOUT) 청소년 운동에서 만 4~6세 의 아동이 활동하는 단계다. 숲 생태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비버 (beaver)처럼 협동심을 기르고 자연과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만천유치원은 이런 본래 의미에 ‘생태 전환 교육’을 결합해, 아이들이 직접 동네를 돌보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이끌었다.
다채롭고 체계적인 비버스카우트 활동
만천유치원은 지난해 19번에 걸쳐, 62시간 동안 체계적인 비버스카우트 활동을 진행했다. 3월 발대식에서 아이들은 대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직접 만든 노래를 불렀다. 이후 매달 다채로운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유치원 인근과 지역 사회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활동을 연 4회 이상 실시해 봉사의 일상화를 실천했다.
9월에는 부모님과 함께하는 ‘쓰담춘천’ 활동을 통해 유치원에서 배운 환경보호 정신을 가정과 지역 공동체로 확산하며 울림을 줬다. 각 계절에 할 수 있는 체험도 풍성했다. 봄에는 꽃씨 심기와 캠프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경험했고, 여름에는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며 신체 역량을 길렀다. 5월 검봉산 숲속 모험과 10월 텃밭 노작(勞作) 활동은 아이들에게 자연과의 정서적 교감을 선사 했다. 11월에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주관으로 직업체험관을 방문해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경험했다. 12월 동물 탐사와 올해 1월의 마무리 파티를 끝으로, 배움과 놀이를 결합한 1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작은 도전으로 어려움을 이겨내 보는 경험 제공
니체는 “인생을 최고의 결실과 기쁨으로 수확하는 비결은 위험 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 안락한 교실 안에 머물기보다 낯선 숲을 탐험하고, 땀 흘려 텃밭을 일구며, 쓰레기를 줍는 일은 하나의 작고 위험한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만천유치원은 이런 도전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뼘 더 성장하는 힘을 길러줬다. 김가을 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현장에서 부딪히며 느낀 성취감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강력한 교육적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변화가 나타났다. 활동에 참여한 학부모는 “산책할 때면 아이가 먼저 쓰레기를 찾아 치우자고 권유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다”며 비버스카우트 활동이 자녀의 시야를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즐겁게 시작해 실천으로 마무리한 만천유치원 비버스카우트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환경 교육의 본보기가 됐다. 대장정을 마친 꼬마 대원들은 이제 더 큰 세상을 향해 자신 있게 외친다. “신나게! 사이좋게! 내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