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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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2

2026-03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3년 만에 탄생한 ‘자원봉사 명장’
시민기자가 취재하는 춘천시민 이야기



 






박광희 근화동 자율방범대장은 누적 봉사 시간 1만 시간을 기록해 

강원특별자치도 ‘자원봉사 명장’으로 선정됐다.



어두운 밤, 모두가 귀가하는 시간에 오히려 집을 나서는 이들이 있다. 경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주민 들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바로 자율방범대다.


33년간 동네를 지켜온 박광희(65) 근화동 자율방범대장은 최근 강원특별자치도 ‘자원봉사 명장’ 칭호를 받았다. 춘천시자원 봉사센터에 따르면, ‘자원봉사 명장’은 누적 봉사 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인 봉사자에게만 수여되는 최고 영예다. 이번 명장 선정은 2022년 이후 춘천에서 3년 만에 탄생한 귀한 결실이다.  


근화동 토박이, 동네가 걱정돼 방범복을 입다

박광희 대장은 근화동에서 4대째 터를 잡고 사는 ‘근화동 토박이’다. 그가 처음 방범복을 입은 것은 1992년. 당시 근화동은 지금처럼 정비된 모습이 아니었고 치안 사정도 좋지 않았다. 박대장은 “내 고향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활동 초기는 쉽지 않았다. 차량도 없이 오로지 두 발로 골목을 누비며 순찰에 나섰다. 사건·사고가 잦았던 시절, 거친 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닌 세월이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었다.


박 대장을 포함해 12명의 대원이 근화동 자율방범대로 활동 중 이다. 이들의 일과는 매일 오후 8시에 시작돼 11시 30분까지 이어진다. 단순히 범죄 예방 순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근화동 전역은 물론, 인접 동과 연계해 춘천시 곳곳의 치안을 살핀다. 특히 최근에는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과 지역 환경 정화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골목이 깨끗해질수록 불안감이 줄고, 주민들의 시선이 오래 머무르기 때문이다. 자율방범대는 순찰을 다니며 동네가 점점 깨끗하고 안전해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근화동을 지키는 경찰과 자율방범대. 박광희 대장은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 주인 의식이 만드는 안전

‘1만 시간’이라는 기록 앞에서도 박 대장은 덤덤했다. 명장 선정 소식에 그는 “마음이 든든했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 그를 움직인 건 거창한 사명감이 아니라 이웃과 지역을 향한 애정이었다. 그의 말에서 ‘안전’은 누군가 대신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고 지켜야 할 생활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박 대장이 꼽는 동네 안전의 핵심은 ‘공동체 의식’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살피고, 생활 속 질서를 함께 지키는 분위기가 자리 잡을 때 범죄의 틈도 줄어든다. 실제 방범대가 하는 역할은 순찰뿐 아니라 위험 요소를 발견해 알리고,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일까지 닿아 있다. 박광희 대장은 “항상 함께 고생해 주는 대원들에게 고맙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봉사로 기쁨을 찾자’ 는 생각으로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근화동 자율방범대는 20세 이상 60세 이하의 신체 건강한 남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내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보람된 일에 동참하고 싶다면, 가까운 모집 안내를 통해 문을 두드려보자. 1만 시간을 넘어, 오늘도 근화동의 밤길을 지키는 순찰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