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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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6

2018.3
#봄내를 품다
김호섭의 별의 별이야기 3
밤하늘의 이방인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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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내내 밤하늘만 바라보고 사는 별쟁이에게 해마다 반복되는 별자리는 때로 지루하다. 하지만 이따금씩 발견되는 태양계의 이방인 덕분에 예기치 않은 밤하늘 관측의 즐거움을 맛보기도 한다. 밤하늘에 볼 수 있는 별처럼 보이는 것 이외의 이방인은 바로 혜성과 별똥별(유성). 이들은 초대하지 않았지만 반가운 손님이다.




사자자리 유성우(流星雨), 2001년 11월 17일, 사진 김일순



일생 동안 육안으로 만날 수 있는 혜성은 단 몇 개!


꼬리를 특징으로 하는 혜성은 긴 타원형의 궤도를 가지고 태양을 공전한다. 이를 주기 혜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 번 다녀가면 다시 오지 않는 비주기 혜성도 있다. 드물게 예상궤도를 벗어나 태양에 빨려 들어가거나 다른 행성과 충돌하여 소멸되기도 한다.

이따금씩 방문하는 혜성은 그때그때 밝기가 달라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혜성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망원경으로 관측해도 희미하게 보이는 등 관측 여건이 혜성마다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혜성 꼬리는 장(長)노출 기법을 통해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만일 혜성의 꼬리가 쌍안경 정도로도 보인다면 만사 제쳐두고 관측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 중에 꼬리까지 육안 관측이 가능한 혜성은 몇 개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에는 12월경에 관측할 만한 혜성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태양계의 역사를 담은 타임머신


혜성은 태양계 형성 당시의 구성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초기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구의 생명기원과 관련하여 혜성의 먼지성분 속에 포함된 아미노산이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켰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인 주장도 존재한다.

수십억 년 전 거대한 불덩어리였던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는 어떻게 출현했을까 하는 것은 과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질수록 꼬리가 발달하게 되고, 이 꼬리 속의 아미노산을 포함한 부스러기들이 지구로 떨어져서 어떤 유기적 합성에 의해 생명체가 탄생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아이손혜성, 2013년11월, 사진 신영범



혜성의 고향은 태양계 끄트머리


혜성의 본체는 핵으로 불리는데, 핵은 얼음의 주성분 외에 암석질 또는 유기질의 먼지를 포함하고 있어 만질 수 있다면 표면은 대체로 푸석하다. 더러운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어 대부분의 핵은 검다.


그러나 태양에 가까이 갈수록 내부의 물질들이 태양풍이라든가 기타 화학적 반응에 의해 주로 녹색을 띠게 된다. 한편 혜성의 고향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자세한 설명은 많은 지면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줄여서 설명하자면 많은 혜성들은 명왕성 바깥쪽 태양계 최외곽 지역으로부터 날아온다.

보통 수십 또는 수백 년의 주기를 가진 것이 흔하며 때로는 수천 년의 주기를 가진 혜성도 있다.





혜성이 지나간 흔적, 별똥별(유성)과 운석


별똥별은 유성(流星·Shooting Star)과 같은 순우리말이다. 유성은 혜성이 꼬리를 통해 흘리고 간 부스러기나 소행성 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 같은 작은 덩어리들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불이 붙으며 떨어지는 작은 천체다. 유성은 매일 밤 떨어진다.


다만 그 빈도가 좀 더 높은 날에 떨어지는 유성들을 특별히 ‘유성우’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별똥별은 순식간에 떨어진다. 간혹 아주 밝고 큰 별똥별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영상으로 찍힐 만큼 크고 밝은 유성은 ‘화구(Fireball)’라 부른다. 널리 알려진 유성우는 일 년에 4~5번 정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유성체는 크기가 작아서 대기권에 돌입하면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다 타서 소멸된다. 그러나 크기가 크거나 잘 타지 않는 물질이 섞여 있으면 타다가 남아서 지상에까지 도달하기도 하는데 이를 운석(Meteorite)이라 한다. 운석은 지구 밖 물질이란 점에서 과학적으로도 매우 큰 가치가 있지만, 희소가치에 따라 발견자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