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윗니 아래 이 닦자~” 어린 시절 모두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몸을 가꾸고 정돈하는 법을 배웠다. 꼼꼼하게 양치하고, 꼭꼭 씹어 식사하고, 바르게 걸어 유치원에 가기. 세월이 달라졌어도 어린이가 배워야 할 것은 여전하다. 요즘에는 어떻게 바른 생활 습관을 익힐까.
권시훈 군이 겁도 없이 성큼성큼 실내 암벽을 올랐다. 반에서 운동신경이 가장 좋다는 권 군은 “팔 힘이 세서 올라가는 걸 잘한다” 며 “밥을 골고루 먹어서 더 튼튼하고 강해지고 싶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권 군을 포함해 갓 6살이 된 명문유치원 냇물소리반 어린이 13명이 찾은 이곳은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 내 어린이 건강체 험관. 새로운 놀잇감을 발견한 어린 눈빛이 빛났다. 신나게 몸을 움 직이고,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골라볼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디딤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무럭무럭 자라라 ‘건강 꿈나무’
춘천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체험 중심의 공간을 마련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과 운동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감각을 경험하며 신체를 움직이는 방법과 사회성을 배울 수 있다.
명문유치원 냇물소리반 어린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체험은 ‘디딤 놀이터’였다. 증강현실(AR)과 동작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된 놀이터에서 발을 구르며 놀 수 있는 시설이다. 팀을 나눠 두더지 잡기를 시작하자 “꺅”하는 즐거운 비명이 들렸다. 뛰어 놀며 자연스레 민첩성과 하체 근육을 키우는 체험이다.
놀이를 통해 몸에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선별하는 눈도 훈련했다. 동작 인식 센서가 달린 화면을 통해 채소를 으깨고, 스크린 속 다양한 농작물을 알아보며 헝겊 주머니를 던졌다.

[건강 식재료를 찾는 ‘건강마트’ 체험]
‘건강 마트’에선 각종 식품이 진열된 매대에서 음식 모형을 골라 바코드에 찍어보며 건강에 좋은 음식인지 확인했다. 평소 신기해 했던 바코드 찍기 체험을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건강 마트에서 한참을 머무른 김도휼 군은 “원래 호박을 싫어하는데 여기 찍어보니 ‘건강한 음식’이라고 나와서 앞으로는 잘 먹으려 한다”며 편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아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음식에 대한 의식이 확산한 순간이었다.

[(좌)올바른 양치질에 대해 배우는 ‘이 닦기’ 체험(우)음주 고글을 착용해 균형을 잡아보는 ‘음주 예방 교육’ ]
‘치카치카’ 함께 배워 볼까요?
아이들은 올바른 손 씻기와 양치질에 대해서도 집중해 배웠다. 씻기 전후 손의 오염 차이를 확인하며 꼼꼼한 손 씻기의 중요성에 대해 환기했다. 조윤슬 양은 이 닦기 영상을 유독 열심히 봤다. 구강 모형에 직접 칫솔질을 해보며 양치 순서와 방법을 익혔다. 조 양은 “맨날 스스로 ‘치카치카’한다”며 “앞으로도 밥 먹고 양치질을 꼼꼼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술에 취한 것처럼 어지러운 느낌을 내는 ‘음주 고글’을 신기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어질어질한 기분으로 선을 따라 똑바로 걷는 체험을 통해 음주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과정이었다. 임유진(25)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함께 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손 씻는 방법과 양치질을 알려주겠다고 한다”며 “음주의 위험성을 간접 체험한 만큼, 귀가하면 부모님에게 술 마시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근력과 도전 정신을 기르는 실내 클라이밍 체험]
어린이 건강체험관이 지난 해 7월 설비를 교체하고 클라이밍 체험을 신규 도입한 이후 지역 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와 돌봄센터 등에 입소문이 났다. 생활 습관을 형성해 가는 초등학교 입학 이전 5~7세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특히 호응이 높다. 그 결과 재개관 이후 5개월 동안 1763명의 어린이가 체험관을 찾았다. 체험관에서는 몸으로 놀면서 배우는 시설 외에도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구강 관리, 금연 교육 등 건강 습관을 위한 전문가 특강과 스토리텔링 수업을 운영한다.
춘천시 건강관리과 관계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 스토리텔링, 구강 보건 교육 등 맞춤형 콘텐츠를 운영하며,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니 사전 예약을 통해 어린이 건강체험관을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소리와 빛에 반응하는 ‘소리빛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