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출신으로 결혼 후 춘천에 정착한 김아영 한국화가는 지역에 애정을 갖고 뿌리 내리는 동시에 이웃에 보탬이 되기 위해 1985년 미술 봉사 모임 ‘금잔디’를 창립했다.
비영리단체 금잔디는 40년간 춘천의 여러 사회복지시설에서 미술을 매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애민원, 강원재활원, 나눔의 동산을 거쳐, 현재는 장애인 시설에서 매월 넷째 주 월요일 그림 봉사를 한다.
김아영(72) 씨는 창립자로서 미술 수업의 큰 방향과 현장 지도를 맡고, 그의 딸인 한국화가 유민서(42) 씨가 회원 관리와 일정 조율 등 실무를 맡아 활동을 뒷받침한다. 여러 미술 전공자와 시민 봉사자 등 10여 명이 함께 미술 봉사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금잔디의 수업은 단순히 주제를 따라 그리는게 아니다. 수업을 이끄는 봉사자들은 순서나 기술을 정답처럼 알려주기보다 참여자가 스스로 선택해 끝까지 작품을 완성하도록 돕는다. 물감, 파스텔, 종이 등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화면 구성도 여러 방식으로 준비한다.

이런 미술 수업은 참여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예술 활동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경험이 성취감으로 이어졌다.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감정을 색과 선으로 드러내면서 지적 장애인들의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금잔디는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미술 지도자 교육을 운영한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쌓아온 교수법을 공유하고, 교육받은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미술 지도를 이어가도록 돕기 위해서다. ‘건강하고 행복한 복지공동체’를 위해 소외계층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 참여 기반을 넓히고 지역의 포용적 돌봄 문화를 만드는데 금잔디가 현장에서 역할하고 있다.
수업을 통해 참여자들이 완성한 작품은 매년 달력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 해 동안 함께 그린 작품을 모아 달력으로 엮고 월별로 담아낸다. 달력 한 장 한 장이 참여자에게는 ‘내가 만든 작품’이자 지역에 전하는 따뜻한 안부가 되는 셈이다. 달력 판매 수익금은 봉사를 위한 미술 재료 준비와 달력 제작 등 활동 운영 재원으로 다시 쓰인다.
김아영 씨는 “앞으로도 금잔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그림을 통해 서로를 돌보는 시간을 더 넓혀가고 싶다”며 “미술 봉사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은 유민서 화가(010-3175-0665)에게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