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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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1

2026-02
#봄슐랭가이드 #봄내를꿈꾸다
로컬푸드 땅두릅편
한겨울에 맛보는 쌉싸름한 봄나물 춘천 땅두릅
가장 추운 곳에서 먼저 불러온 봄 내음







 


한겨울에 추위를 뚫고 올라오는 땅두릅의 새순은 쌉싸래한 맛을 자랑하는 '생명력의 상징'이다. 특유의 보라색 줄기에선 눈보라를 버티며 자란 강인함이 느껴진다. 빠르면 1월부터 수확해 4월까지 출하가 이뤄지지만, 땅두릅이 가장 맛있는 제철 시기는 2월 이다. '가장 이른 시기에 맛볼 수 있는 봄나물'인 셈이다. 


춘천에서 촉성 연화 재배 방식으로 땅두릅을 키워낸다. 노지에서 2년 정도 자란 땅두릅 뿌리를 11월에 수확해 비닐하우스로 옮겨 재배한다. 겨울에 만날 수 있는 맛이어서 눈 속에서 피어나는 꽃에 비유해 '눈꽃 땅두릅'이라고 부른다. 덕분에 소비자 들은 설경을 바라보며 '봄의 맛'을 좀 더 일찍 즐기게 됐다. 


재래종 땅두릅은 상대적으로 식감이 거칠고 향이 강해 먹기 쉽지 않았는데,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백미항은 줄기 솜털이 연하고 쓴맛이 적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부담 없이 맛보기 좋아졌다. 5년 전부터 춘천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한 백미향은 기존의 재래종보다 식감이 연하고 아삭하며 당도가 높다. 씹을수록 올라오는 단맛이 특징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하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남부지역보다 2개월 빨리 출하가 시작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혹독한 날씨만큼 농한기도 긴 춘천의 농가 입장에선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하는 고마운 소득 작물이다. 덕분에 출하량도 2024년 1만1,037kg, 2025년 1만1,091 kg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겨울에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채소인 데다 면역력 강화와 미세먼지에 의한 염증성 폐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철의 땅두릅을 찾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다.

홈쇼핑에도 진출해 완판에 성공했다. 15개 농가가 참여해 지난해 3월 공영홈쇼핑을 통해 3톤의 물량을 팔아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춘천 눈꽃 땅두릅 브랜드를 홍보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인 교포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2024년에는 항공편을 통해 미국으로 땅두릅을 수출했다. 엄격한 검역 과정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을 수출할 기회가 열렸다.


춘천시는 농가들이 겨울철 농한기에도 땅두릅을 통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생산 기자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땅두릅을 생산할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고, 고품질 작물을 출하할 수 있도록 적극 적으로 지원한다.


오태곤(45) 농업회사법인 빠더팜 대표는 지역 안팎으로 땅두릅의 매력을 알리는 ‘춘천 땅두릅 전도사’다. 서면 월송리 일대에서 인삼을 중심으로 계절에 따라 땅두릅, 가지, 생강 등 밭작물을 주로 생산한다. 5년 전부터 ‘눈꽃 땅두릅’ 브랜드로 백미향을 재배하고 있다. 농가 21곳이 속한 춘천시 땅두릅연구회 회장으로, 춘천에 적합한 땅두릅 재배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오 대표의 땅두릅은 최고 품질의 농산물만 들어갈 수 있는 백화점 식품관 입점에도 성공했다. 입맛 까다로운 서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공급 물량이 부족할 정도였다. 지역 곳곳에 눈꽃 땅두릅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식당들이 있어 제철에는 음식점 밑반찬으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춘천 서면 인근의 북한강은 큰 일교차를 만들어 낸다. 덕분에 이 일대에서 자란 농산물은 육질이 단단해 저장 성이 높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토질과 기후가 땅두릅의 생육 환경에도 영향을 끼쳐 특유의 단맛을 극대화하는 조건이 됐다. 


▲오태곤 농업회사법인 빠더팜 대표



두릅나무 새순인 참두릅이나 엄나무 순인 개두릅과 달리 땅두릅은 땅에서 바로 순이 나오기 때문에 가시가 없고 보송보송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오태곤 대표는 "백미향은 상대적으로 향이 밋밋한 참두릅과 향이 매우 강한 재래종 땅두릅의 중간 위치에 있다"며 "특히 파 대신 땅두릅으로 달걀과 함께 전을 부쳐 먹으면, 익숙한 조리법으로도 손쉽게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물 수요가 늘어나는 매년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땅두릅 을 찾는 소비자들도 덩달아 많아진다. 이 시기는 묵은 건나물이 대부분이지만,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나물이 땅두릅이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소비자들이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 '땅두릅은 1~2월 한겨울에 먹는 나물'로 인지하길 바란다. 봄이 제철이었던 딸기가 설향 품종이 나온 이후 겨울철 과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제철을 맞은 한겨울의 신선한 땅두릅을 선보이고 싶다는 농부의 마음이다.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나만의 레세피를 공유해주세요.3월호 주세는 '산나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