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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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0

2026-01
#봄슐랭가이드 #봄내를꿈꾸다
로컬푸드 딸기편
얼굴을 가진 먹거리 로컬푸드가 뜬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로, 소비자로부터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말한다. 유통 과정을 단축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소비자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더 신선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과 공동체를 위한 윤리적 소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의 건강, 농촌의 존속, 지역 경제 모두를 살리는 매개체로서 로컬푸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봄내는 2026년 연중 시리즈로 ‘봄슐랭 가이드’를 통해 춘천의 로컬푸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달별로 제철을 맞은 채소와 과일,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농가의 노력,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식품을 만드는 기업과 소상공인, 맛깔스러운 레시피를 함께 다룬다.


딸기는 한겨울을 상징하는 과일이다. 카페마다 딸기를 주제로 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동네 마트에는 새빨간 딸기 바구니가 가득하다. 춘천에서는 9월에 딸기 모종을 심어, 12월 중순부터 출하를 시작해 5월까지 딸기를 수확한다.

가장 당도가 높고 맛있는 제철 딸기를 맛볼 수 있는 시기는 12월부터 2월까지다. 낮은 기온에서 딸기가 서서히 익으면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진다. 날씨가 풀리는 3월 이후에는 딸기가 무르고 속이 비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한겨울에 맛있는 딸기를 즐겨야 한다. 20년 전만 해도 딸기는 이른 봄이 되어서야 수확할 수 있는 봄의 대표 과일이었지만, ‘눈 속의 향기’라는 이름을 가진 설향(雪香) 품종이 보급된 후로는 겨울철 달콤함을 상징하게 됐다.



춘천의 큰 일교차 품종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좋은 기후 조건이다. 덕분에 최근 몇 년 사이 지역에서 딸기 재배 농가가 늘고 있다. 2015년 14곳이었던 딸기 농업 경영체 수는 2024년 25곳으로 확대됐다. 싱가포르와 홍콩 입맛도 사로잡아, 지난해 1.7t 규모, 1만 8,000달러(한화 약 2700만원)의 춘천 딸기가 수출에 성공했다.


이남정(61) 해피랜드 체험농원 대표는 지역 안팎으로 '춘천 딸기'의 매력을 알리는 전도사다. 일반 소매 유통 대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딸기 따기 체험을 진행하고, 춘천지역 학교 급식에 딸기를 납품한다. 춘천 학생들이 급식에서 맛보는 딸기의 상당수가 이대표의 손에서 생산된다.


남산면 백양리에 자리한 해피랜드에서는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딸기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학기 중에는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관내 초·중·고등 학교 급식으로 딸기를 납품하고,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2월까지는 외국인 대상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 평균 25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성수기에는 외국인 체험만으로도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다.


기후 특성상 딸기를 맛보기 힘든 대만,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중화권·동남아 관광객 사이에서 춘천 딸기가 큰 인기다. 특히 당도가 높은 설향은 이름 그대로 눈 속에서 퍼지는 달콤한 향기가 일품이라, 더운 나라 외국인들 사이에서 호응이 좋다.


▲이남정 해피랜드 체험농원 대표


딸기 따기 체험의 장점은 완숙 상태의 딸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남정 대표는 체험객들에게 꼭지 끝까지 빨갛게 익은 상태의 딸기를 따라고 권한다. 딸기는 껍질이 없고 과육이 연해, 조금만 기온이 오르거나 유통 기간이 길어지면 쉽게 무른다. 시중에 유통되는 딸기는 이를 막기 위해 덜 익은 상태로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엔 완숙 딸기를 맛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이 크고 잘 익은 딸기를 맛볼 수 있는 건 산지 가까이에 사는 춘천 시민의 특권이기도 하다. 해피랜드에서는 3월부터 내국인 대상 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이남정 대표는 “춘천은 일교차가 커 환경 변화에 민감한 딸기를 키우기 굉장히 어렵지만, 그만큼 추운 날씨에서 서서히 익어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수도권으로의 유통비용을 고려하면, 지역 내에서 물량을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급식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춘천시민들이 맛있는 제철 딸기를 맛볼 수 있도록 생산자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촌 융복합 산업, 즉 6차 산업은 농산물의 생산(1차), 가공(2차), 유통·체험·관광(3차)을 결합해 농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춘천의 딸기 농가들 역시 6차 산업을 통해 고품질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