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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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0

2026-01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메이드 인 춘천, 우주로 가다!
우주로 간 누리호에
‘메이드 인 춘천’ 장비가 실렸다고?
대한민국 우주 의생명공학이 태동한 곳, 춘천 한림대


한림대 박찬흠 교수팀, 세계 최초 우주 3D 바이오프린팅 플랫폼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CT)이 우주 영상 처리 기술에서 출발해 이제는 일상적인 의료 기술이 된 것처럼, 미래에는 춘천에서 태동한 의생명공학 기술로 우주에서 만든 인공 장기를 인간의 몸에 이식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박찬흠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한림대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 미세생리시스템연구소장)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 캐비닛(Bio Cabinet)은 지난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날아올랐다.



박 교수는 누리호 현장을 떠올리며 “발사를 7분 앞두고 압력 센서 이상을 확인해 발사 시각이 18분 늦춰지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도 있었다”며 “최대한 세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종 발사 직전까지도 전력을 공급하며 긴장을 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박찬흠 교수가 누리호 발사 현장에 함께했던 것은,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 캐비닛’이 누리호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에 실렸기 때문이다. 바이오 캐비닛은 바이오 3D 프린터와 줄기세포 분화 배양기를 포함한 첨단 연구 설비로, 우주에서 인공 심장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수기, 전자레인지, 내비게이션, 화재경보기의 공통점은?  인류가 우주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술에서 파생돼 민간에서 상용화한 스핀오프(Spin-off) 기술이라는 점이다. 우주 진출은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인류가 우주에 가까이 가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술은 현대인의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바이오 캐비닛의 내부 구성


누리호 발사 일주일 만에 바이오 캐비닛은 우주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 조직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림대 의료바이오융합연구원 내 연구실의 대형 모니터에는 우주에서 적용될 것과 동일한 공정으로 지상에서 배양한 인공 심장 조직을 광학현미경으로 촬영한 영상이 띄워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우주에서 실제 기능하는 3~6㎜ 크기의 심장 조직을 생성하고, 수축과 박동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주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지상에서 배양한 심장조직을 광학현미경으로 확대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인류가 더 먼 우주로 진출한다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장기를 심장으로 보고, 우주에서 인간의 심장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 연구에 나섰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더 적은 힘으로 움직여도 혈액이 순환하기 때문에 심장이 퇴화할 수 있고,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한 후에도 중력에 적응하지 못해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다.


만약 우주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해 조직 괴사가 발생하면 다시는 심장이 기능하지 못하기에, 현장에서 만든 인공 장기를 통해 손상된 부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박찬흠 교수는 “2027년에는 우주에서 제작한 간 조직을 지구로 귀환하게 한 다음, 동물에 이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래에는 무중력 상태인 ‘스페이스 바이오 팩토리’에서 인공 장기를 만들어 다시 지상으로 보내 인간의 이식 수술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상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세포가 바닥으로 쏠리며 혈관 분화가 원활하지 않지만,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더욱 정교한 장기 조직을 만들 수 있다. 또 우주에서는 고순도의 단백질 결정을 얻을 수 있어 지상에서 이뤄지는 바이오 실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가 없는 우주에서 인간의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검증한다면, 지상에선 인큐베이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생체조직을 키워내는 기술로 범용성이 넓어진다.



바이오 캐비닛의 누리호 탑재는 한림대가 국내 우주 의생명공학을 선도하고, 글로컬 대학으로서 지역과 국가의 난제를 해결할 이정표가 됐다. 한림대는 교내에 인공위성과 직접 교신할 수 있는 기지국을 설치 중이다. 작업이 완료되면 춘천의 연구실에서 위성 데이터를 수신해 데이터 분석과 연구에 착수할 수 있다.


박찬흠 교수는 “우주 개발은 미래 인류를 위한 기술을 낳는 꿈을 먹고 사는 분야다”며 “앞으로는 신체 조직을 만드는 장비를 달과 화성을 넘어 심우주로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