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과 상상력 꽉 채울 것
지난해 10월 춘천 시에서 모집한 ‘춘천 소셜리빙랩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된 팀 중 ‘텅 빈 놀이터 프로젝트’를 맡은 ‘신나는 협동조합’팀 의 오픈 테이블 행사가 2월 11일에 있었다.
‘신나는 협동조합’ 팀은 춘천시내 곳곳에 놀이터는 많지만 실제로 이용되지 않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껴 아이들과 부모들이 설계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여 텅 빈 놀이터를 어떻게 아이들의 웃음과 상상력으로 꽉 채울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기로 했다.
놀이터를 찾지 않는 것은 놀이터의 문제일까, 찾지 않는 사람들의 문제일까?
이날 발표된 일본 놀이터 탐방기 속의 놀이터에는 별것이 없었다. 흙, 물, 나무. 사실 이것들은 별 게 아니지만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들이다.
‘텅 빈 놀이터 프로젝트’에서 하나 더 강조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어 워커’.
플레이어 워커는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지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세밀하게 환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이다. 다만 아이들의 놀이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부모들이 집 앞 놀이터에 아이들을 내보내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함께 동행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레이어 워커는 현실적으로 놀이터 문화를 바꾸고 지속시킬 수 있는 큰 열쇠라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어 워커가 현실적으로 자리를 잡기 자원봉사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행정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한 부분이다. 꾸준히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춘천시립장난감도서관을 잠깐 엿보자. 왜 부모들은 힘들게 굳이 집 앞 놀이터가 아닌 이곳을 찾을까? 친환경 놀잇감들이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돌보는 플레이어 워커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때 후평동 세경3차 아파트가 모래산일 때 매일매일 올라가 나무뿌리도 캐보며 놀던 추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흙을 가지고 물에 개어 밥을 짓고 풀을 빻아 반찬을 하며 하루를 보냈던 모래 놀이가 지루했던 기억은 전혀 없다. 아스팔트에 익숙한 아이들이 모래를 밟고 그나마 만질 수 있는 건 학교 운동장인데 그조차도 인조잔디로 바꾸려는 곳이 늘고 있다. 이것이 옳은 것일까?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핫한 슬라임 놀이를 생각해보자. 이날 김호연 놀이활동가는 초등학생들의 슬라임 놀이 문화는 아이들이 유아기 때 충분히 손으로 놀지 못해 놀이성장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모두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들이 만들 놀이터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밖으로 나온 엄마들에게 우리 춘천시민들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