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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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8

2019.3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향인 앙상블 봉사단 2014년부터 80여 회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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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하나 되는 마법





어디를 가도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긴 침묵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노심(老心)의 피곤한 시선들.

‘울고 넘는 박달재’로 힘차게 공연이 시작되자 조금 전까지도 시큰둥하던 시선은 간데없고 음악에 맞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제히 박수를 치고, 흥이 오른다. 음악의 마력인가, 춤 바이러스 전염인가. 순식간에 어르신들은 자리를 박차고 단원들 앞에 나와서 어우러져 춤판을 벌인다.


‘향인 앙상블 음악봉사단(단장 박영준)’의 1월 30일 요양병원 위문 공연 풍경이다. 조금 전까지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며 고통 스러워하던 모습, 어지러워하던 기색도 사라진다.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오르는지 공연이 끝날 때까지 힘든 기색도 지친 모습도 없이 흥겹게 춤추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기도 하다. 어르신들은 이 순간만큼은 외로움도, 우울함도 잊은 채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봉사단원들은 이런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어떤 사명감 같은 결의도 다지게 된다고 했다.


‘향인 앙상블 봉사단’은 지난 2014년에 창단된 이래 이렇게 이름도 얼굴도 없이 80여 회의 공연을 통해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신명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봉사단은 음악을 사랑하는 60·70대로 봉사 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11명의 멤버로 구성되었다. 공연에 필요한 색소폰과 아코디언, 하모니카, 오카리나, 리코더 등 악기 구입은 물론 운영비도 십시일반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공연에 앞서 일주일에 한두 번씩 모여 연습을 하며 단원 간의 우의와 친목을 다지고 있다.


공연은 ‘섬마을 선생님’, ‘울고 넘는 박 달재’, ‘홍도야 우지마라’, ‘나그네 설움’, ‘부초 같은 인생’, ‘소풍 같은 인생’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한 시간 정도 진행한다. 공연 요청이 많지만 스케줄이 밀려 모두 응할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여건을 만들어서 모든 요구 사항을 다 들어 줄 수 있도록 애써보겠단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위문을 한다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공연이 끝나면 정겹게 손을 잡아주며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다음에 또 와주세요’라며 불편한 몸으로 정문까지 나와 배웅하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피곤함도 잊고 보람을 느낀다”며 “건강이 따라 주는 한 언제까지나 어르신들을 찾아 위문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유연수 단원의 말에 가슴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