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로스터리랩 장준서 대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커피 업계에 자리매김한 청년 사장이 있다. 춘천시 거두리에 위치한 커피 로스팅 및 에스프레소 머신 수리 전문 업체 ‘제이로스터리랩’ 장준서 대표(22)다. 커피 하나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장 대표를 직접 만났다.

장준서 대표는 2019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 이후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학교 밖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 이른 나이부터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학교를 안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들이 따라다니곤 한다. 장준서 대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신경이 전혀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내 스토리를 말하고 조금만 대화하다 보면 다들 좋게 봐줬다. 감사할 뿐이다”라며 웃었다.
장준서 대표가 자퇴를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커피다. 중학생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커피를 경험하게 됐고 막연하게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 그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장 대표의 부모님은 처음엔 자퇴를 반대했지만, 그의 확고함에 결국 허락했다.
어떻게 설득했냐는 물음에 그는 “평소 부모님이랑 소통을 자주 하는 편이라, 향후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 평소 행실을 잘해서 신뢰 관계가 잘 형성돼 있었던 점이 유효했다(웃음). 지금은 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시다”라고 대답했다.
자퇴 후, 장 대표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군 복무 중 검정고시에 합격해 고졸 학력을 취득하고, SCA 유럽 바리스타, UCEI 핸드드립 마스터 자격 등을 취득하며 전문성도 갖췄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제이로스터리랩’으로 커피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그는 지금까지 2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며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장준서 대표는 평소 감정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거래처 카페 사장님들의 “원두 바꾸고 커피가 더 맛있어졌다”는 말에 어깨춤이 절로 난다고. 그는 “정말 기분이 좋다. ‘노력하는 만큼 알아주는구나. 커피를 더 맛있게 볶아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코 들뜨지 않았다.
그는 “나는 커리어가 화려하거나 자본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오직 커피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로스팅 방법을 계속 연구해 제이로스터리랩 커피만의 향과 맛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일찍 시작한 만큼 장준서 대표가 개척할 미래는 그야말로 창창하다. 그는 “5년 안에 부지를 얻어 제대로 된 로스팅 공장을 세우고, 10년 후엔 회사를 2배로 키워 춘천 내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회사로 키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전했다.
“요즘은 자신만의 기술이나 아이덴터티(정체성)가 중요한 시대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일단 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