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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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18

2025-11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춘천 파크골프 열풍
오늘도 나이스샷! 춘천을 물들이는 파크골프 열풍



골프보다 쉽고 걷기보다 재밌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파크골프.

최근 몇 년 새 폭넓은 세대에게 어필하며 생활체육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춘천의 파크골프장에도 동이 트기 시작함과 동시에 해가 질 때까지파크골프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그 뜨거운 현장을 찾아가 봤다.


2025 춘천시 파크골프 생활체육대회

지난 9월 30일 오전 7시 30분, 서면 파크골프장의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2025 춘천시 파크골프 생활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에는 무려 378명이 참가했다. 인원이 많아 8시 일반부에 111명, 10시 혼합부에 141명, 오후 2시 30분 시니어부에 126명으로 나눠서 경기를 치렀다.

한쪽에 붙여진 조 편성표를 살펴본 참가자들은 각 홀에 4명씩 들어가 경기를 시작했다. 대회는 총 18홀 스트로크 방식 으로 치러졌다.



* 스트로크 방식: 골프나 파크골프 등에서 각 홀에서 공을 몇 번 쳤는지(타수)를 모두 합산해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승리하는 경기 운영 방식


경기 내내 들려오는 ‘굿샷!’ 소리와 서로의 플레이를 격려하는 응원 덕분에 코스 곳곳이 축제 분위기였다. 대회에 참가한 윤상희(89세, 호반클럽) 씨는 “하루라도 안 치면 몸이 오히려 뻐근할 정도예요. 매일 두세 시간씩 걷다 보니 감기도 안 걸리는 것 같고, 아픈 허리도 훨씬 좋아졌어요. 제가 이렇게 꾸준히 운동하니까 ‘아흔이어도 할 수 있구나’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 운동을 계속하게 돼요”라며 파크골프의 매력을 전했다.



또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김세진(49세, Y-골드클럽) 씨는 “처음에는 이게 뭐가 재밌을까 싶었는데, 막상 쳐보니 생각보다 정교한 운동이더라고요. 짧은 거리 안에서도 집중력이 정말 중요해요. 저는 파크골프를 친 지 1년 밖에 안 돼서 대회는 오늘이 처음인데, 확실히 긴장감이 달라요. 평소에 치는 것보다 훨씬 집중되고, 다른 사람들 치는 걸 보면서 배우는 것도 있네요”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경기는 하루 종일 이어졌고, 5시가 다 되어서야 모든 경기가 종료됐다.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골프공이 주어졌으며, 이어진 경품 추첨 행사에서는 골프채·골프장갑·쌀 등 100 여 점이 제공되어 마지막까지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파크골프, 이젠 국민 생활체육으로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처음 시작됐다. 일반 골프의 복잡한 규칙과 높은 비용을 줄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단순화한 게 특징이다. 공 하나와 클럽 하나만 들고 9홀 또는 18홀의 짧은 코스를 돌면 되는 이 운동은 ‘걷는 골프’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 처음 도입돼 그해 한국파크골프협회가 설립됐다. 2004년에는 서울 여의도에 국내 첫 공식 한강 파크골프장(9홀)이 개장하면서 차차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26곳이던 파크골프장은 올해 7월 기준 490곳으로 늘어났고, 등록 회원 수는 2019년 4만 5,478명에서 2024년엔 18만 3,788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시기, 실외에서 거리두기를 지키며 운동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중장년층의 참여와 함께 가족 단위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통 파크골프장 이용료는 한 달에 1만 원이고 골프채는 대여도 가능해서 이용료가 저렴한 편이다. 운동 강도도 세지 않아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파크골프 할아버지·할머니, 엄마·아빠, 자녀까지 3대가 함께 교류하며 운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활체육이다. 잔디 위를 두 시간가량 걸으며 웃고 대화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선물한다.


최근에는 상금 규모가 큰 각종 대회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시장배·도지사배뿐 아니라 대한협회장배, 대통령배 같은 전국 규모 대회가 활발하다. 상금이 수백만 원에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면서 젊은 층도 유입되고 있다. 이제 파크골프는 노년의 운동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새로운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춘천을 물들이는 파크골프 열풍

춘천에서도 열기는 뜨겁다. 춘천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춘천에는 43개 클럽, 회원 1,318명이 정식 등록되어 있다. 협회 회원이 아닌 일반 동호회 회원(2천여 명)까지 합치면 활동 인구는 3천 명이 넘는다. 임규현 춘천시파크골프협회 협회장은 “코로나19 이후로 갑자기 파크골프 인구가 늘었어요. 한꺼번에 20개의 클럽이 생겼거든요. 예전에는 60~70대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50대도 눈에 많이 띕니다”라고 말했다. 협회 회원의 장점에 관한 질문에는 “협회의 신입 회원이 되면 운동 매너나 기본 상식에 대한 교육과 보험 혜택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크골프협회 회원이어야 각종 대회의 출전 자격이 주어지거든요. 협회비는 1년에 1만 원이라 부담도 없고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말처럼 춘천은 이미 파크골프 도시로 성장 중이다. 소양강 파크골프장(36홀)에는 하루 평균 3대의 관광버스가, 서면 파크골프장(18홀)에는 1대가 사람들을 가득 싣고 온다. 파크골프장이 부족한 수도권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고. 대한노인회 춘천시지회에서도 이 열기에 동참한다. 25개 읍면동 경로당 회원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6일 서면 파크골프장에서 ‘제1회 대한노인회 춘천시지회장기 파크골프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현재 춘천시는 서면(2013년 개장), 소양강(2022년 개장) 두 곳의 파크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신북읍에 18홀 규모의 신규 파크골프장이 문을 연다. 또 사북면 신포리에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양강 파크골프장은 지난 6월, 대한파크골프협회에 공인구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 올해 안에 협의가 완료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승인이 완료되면 전국 대회 개최가 가능한 공식 경기장으로 격상된다.

파크골프는 더 이상 ‘누군가의 여가’가 아니다. 춘천을 걷고, 웃고, 이어주는 시민의 일상이자 도시의 문화다. 공 하나가 만들어내는 잔잔한 변화의 파동이 춘천의 내일을 건강하게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