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남부노인복지관 힙합동아리 BB크루
“Yo~ 나는 MC 용감. 나는 랩이 좋아, 삐딱한 내 모자. 싹싹김치 봐봐, 나를 만나고 싶으면 복지관으롸 와봐~!”
종이에 적힌 가사를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던 이는 BB CREW(Beyond & Bounce Crew)의 동아리 회장, 오용봉(활동명 용감)님의 멋드러진 랩이 복지관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걸친 모습은 마치 ‘쇼미더머니’의 젊은 래퍼 못지않았고, 그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에너지는 기자도 압도(?)당할 정도였다.
BB 크루는 춘천남부노인복지관의 회원들로 구성된 시니어 힙합팀으로 지난 3월 구성되어 현재 60대에서 80대까지 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푸쳐핸접 싹싹김치’라는 곡은 온라인 조회수 330만 회를기록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싹싹김치란? Z세대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로, 기분이 좋거나 성취감을 느낄 때 사용하는 긍정적인 추임새입니다.
팀원들은 매주 월요일 복지관에서 모여 연습을 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열정적인 연습이 한창이었다. 20대 힙합 선생님의 지도에 맞춰 랩 가사를 직접 작성해보기도 하고, 비트에 맞춰 랩 배틀을 하기도 한다. 힙합 가수들의 제스처와 힙합 문화도 함께 배우는데 그 자세가 매우 진지하면서도 즐거워 보였다.
특히 팀원들이 자신의 삶을 가사로 표현했다는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다. “사연이 없으면 삶이 없고,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다!”라고 외치거나, 손자녀와의 일상을 랩으로 풀어내는 등 각자의 인생 이야기가 한 줄 한 줄에 정성스럽게 담겨 있었다. 이는 단순한 가사가 아니라, 인생을 노래하는 시( 詩)이자 또 다른 자서전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크루 중 나이가 제일 많은 왕언니¤김해자(활동명 마미) 님은 “힙합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세대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참 좋다”며 “특히 손자녀들과도 공감대가 생겨 대화가 훨씬 많아졌다”고 흐믓하게 말했다. 이처럼 이들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세대와 세대를, 문화와 문화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난 8월 열린 청춘예찬 평생교육 작품발표회에서 BB 크루는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손을 번쩍 들고 랩을 쏟아내는 순간, 객석은 환호로 가득 찼다는 후문이다. 무대 위의 어르신들은¤멋진 랩퍼가 되었고, 관객들은 뜨거운 응원으로 화답하는 분위기가 마치 ‘싸이 흠뻑쑈 복지관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우리 춘천시는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이라 고독과 외로움,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B 크루의 활동은 지역 시니어들에게 신선한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주 함께 연습하고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 삶의 의욕을 되찾고,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무대에서 활짝 웃는 BB 크루의 모습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팀 이름 Beyound Bounce처럼, “나이는 숫자일 뿐. 우리는 오늘도 세대를 넘어, 한계를 넘어, 도전한다.”
팀 이름 Beyound Bounce처럼,
“나이는 숫자일 뿐. 우리는 오늘도 세대를 넘어, 한계를 넘어, 도전한다.”
BB크루 공연 영상보기 문의 241-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