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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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17

2025-10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꽃과 농산물이 함께 피는 ‘유나네꽃농장’
시민기자가 취재하는 춘천시민 이야기

유나네 꽃농장 운영자 이유나 씨 이야기

소박한 대화가 오가는 춘천 동면 지내리 유나네꽃농장은, 오늘도 꽃과 농산물이 함께 피어나는 마을 장터다. 운영자 이유나 씨는 꽃뿐만 아니라 이웃이 키운 농산물까지 팔아주며, 작은 농장을 마을 공동체의 따뜻한 구심점으로 만들고 있다.



유나네꽃농장은 원래 서울 양재동 꽃시장과 부산 자유도매시장에 꽃을 납품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거래가 막히고 행사들이 취소되자, 이유나 씨는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 무렵 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부모님의 배추와 무를 본 손님이 “이것도 파나요?”라고 묻던 순간이 새로운 출발이 됐다. 그렇게 시작된 판매는 곧 이웃 고령 농가들의 판로로 이어졌다. 지금은 약 10가구의 농산물이 유나네꽃농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해진다.


판매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이루어진다. 사진도 글도 이유나 씨가 직접 올린다. 그러나 단 한 푼의 수고비도 받지 않는다. 대신 원칙은 분명하다. 맛이 없으면 팔지 않고, 신선하지 않으면 내놓지 않는다. 그래서 농산물을 산 고객들은 “정말 맛있었다”며 다시 전화를 걸고, 고마움의 표시로 커피를 건네기도 한다. 이유나 씨는 “그 한마디와 작은 마음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농장 운영은 결코 쉽지 않다. 꽃과 농산물을 함께 관리해야 하니 점심을 먹다 말고 손님을 맞이할 때도 있고, 쉴 틈조차 없다. 그럼에도 그 수고만큼 보람도 크다. 농산물을 사러 온 손님이 꽃을 집어 들고, 꽃을 보러 온 손님이 농산물을 함께 사가는 모습이 이어지며 장바구니와 마음이 동시에 채워진다. 이런 따뜻한 풍경이 힘든 일상을 견디게 한다.


한때는 겨울까지만 운영하고 접을 생각도 했지만, 찾아와 응원해 주는 이웃과 손님들 덕분에 마음을 바꿨다. 이유나 씨는 앞으로도 꽃과 함께 이웃 농산물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유나네꽃농장에서 좋은 꽃을 저렴하게 즐기고, 우리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이 더 많은 밥상에 오르면 좋겠습니다.”


작은 꽃농장에서 시작된 봉사와 나눔은 이제 상생의 씨앗이 되어 마을과 도시를 잇는 다리가 되고 있다. 이유나 씨의 따뜻한 손길이 만들어가는 이 풍경이 춘천 곳곳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